공회전 제한구역인데..
자동차들 매연 ‘뿜뿜’
단속해도 과태료 없다?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쯤, 성남시 분당구의 한 공원 주차장에서 차 여러 대가 매연을 뿜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공원을 찾아 붐볐음에도, 시민들의 대화 소리보다 차량의 엔진 소리가 더욱 컸다. 차주들은 시동을 켜둔 채 차량 내부에서 대화를 나누고, 노래를 들었다. 주차장 내에 현수막이 공회전 제한을 호소하고 있었지만 다수의 차량은 나무와 풀에 매연을 뿜었다.
이번엔 용인특례시 처인구의 한 노상주차장. 13일 오전 10시쯤, 비슷한 모습을 또다시 볼 수 있었다.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10대 중 6대는 움직이지 않은 채 시동이 켜져 매연을 내뿜고 있었다. 운전자들은 길게는 1시간까지 차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3천 곳이 넘는 제한구역
과태료 부과는 비현실적
이처럼 자동차 공회전 제한구역에서 버젓이 매연을 내뿜고 있는 경우가 잦다. 지자체가 공회전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지만, 단순 계도에 머물러 그저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단속‘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내의 자동차 공회전 제한구역은 3,068곳에 이른다. 이곳에서 5분 이상 공회전을 하다 적발 시 부과되는 과태료는 5만 원이 전부다.
하지만 지자체가 공회전하는 차량을 단속하면서, 막상 적발된 차량에 실제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단속하는 공무원이 공회전 차량의 운전자에게 1차 계도를 하고, 5분 넘게 공회전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사실상 현장에서 과태료를 부과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매년 늘어나는 단속 건수
새로운 대책 마련 필요
실제로 최근 3년간 경기도에서 공회전 제한구역 단속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2021년 8만 3,282건, 2022년 8만 6,698건, 2023년 10만 9,30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지만 여태껏 과태료 부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전술한 점에서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려워 고심 중인 경기도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현장 단속에 나서도 과태료를 부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라며 “안전신문고 어플 등 간단한 방법으로 불법주정차를 신고하듯, 시민들이 제한구역에서 공회전하는 차량을 신고하여 단속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염물질 더 뿜는 공회전
모두 합심해서 줄여나가야
한편 공회전을 하는 자동차는 주행 상태에 있을 때보다 일산화탄소를 6배, 탄화수소를 2배 넘게 배출하여 심각한 대기 오염을 유발한다. 또한 이렇게 발생한 오염물질은 사람의 호흡기로 침투해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엔진에 열을 조금 가하고 출발해야 자동차에 좋다고 생각하는 일부 운전자가 공회전을 한다. 하지만 구형 기계식 엔진을 사용하던 과거에나 맞는 얘기지, 오히려 자동차에 나쁜 영향을 준다.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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