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모델 뜻하는 ‘사골 차’
국산차에선 모하비 대표적
러시아엔 50년 육박한 차도
국산 SUV 중 대표적인 ‘사골 모델’로 기아 모하비, KGM 렉스턴 등이 꼽힌다. 여기서 말하는 ‘사골’이란 오랫동안 모델 체인지 없이 생산되는 차량을 이르는 은어다. 요즘 국산차 기준으로 일반적인 세대교체 주기는 6~7년 정도지만 모하비는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16년 동안 생산됐다. 렉스턴은 2017년 현행 3세대가 출시돼 올해로 출시 8년 차를 맞았으며, 당분간 단종 계획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모하비 정도는 우스울 수준의 사골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세대교체 후 10년 이상 파는 사례는 특이하지도 않다. 볼보 역시 9년째 판매 중인 준대형 SUV XC90를 예로 들 수 있으며, 아우디 Q7은 2015년 출시 후 올해까지 페이스리프트만 두 번 거쳤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무려 47년째 판매 중인 SUV 차량이 존재한다.
1977년 출시된 SUV ‘라다 니바’
심플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
러시아 완성차 제조사 ‘라다(Lada)’의 ‘니바(Niva)’는 1977년부터 생산 중인 준중형 SUV다. 르노 5의 크기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주행 성능을 콘셉트로 개발된 해당 모델은 지금껏 모습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클래식한 원형 헤드램프 한쌍과 그 위에 위치한 방향지시등, 돌출형 범퍼와 각진 듯 몽글몽글한 실루엣이 니바의 특징이다.
이외의 부분도 본격적인 험로 주행을 고려한 듯 정통 SUV에 가까운 외모를 갖췄다. 짧은 앞뒤 오버행과 휠베이스, 높은 지상고가 두드러지며, 불필요한 차체 장식은 최소화했다. 바디 온 프레임 디자인의 전형으로 보이지만 모노코크 차체를 썼다는 점은 의외의 특징이다. 사실 니바는 러시아 기준으로는 승용차, 즉 도심형 SUV에 좀 더 가깝기 때문이다.
수치상 스펙은 보잘것없지만
5톤짜리 견인물도 문제없다고
해당 모델은 명칭만 준중형일뿐 실제 크기는 국산 소형 SUV보다도 아담하다. 기본형 기준 전장 3,640~3,740mm, 전폭 1,680mm, 전고 1,640mm에 불과하다. 가장 흔한 3도어 사양 외에도 5도어, 픽업트럭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등장했다. 현대적 감성을 더한 ‘니바 어반’도 있는데, 기본형보다 덜 투박한 디자인이 묘한 세련미를 보여준다.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113마력, 최대 토크 13.2kgf.m를 내는 1.7L 가솔린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17초로 기아 레이와 비슷한 수준이며, 최고 속도는 142km/h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대 5톤의 견인물도 문제없이 끌고 다니는 등 저속 토크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최근에는 스포츠 모델도 출시
풀체인지는 언제쯤 이뤄질까?
최근에는 스포츠 콘셉트의 파생 모델 ‘니바 스포츠’의 생산이 시작됐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를 각각 124마력, 15.4kgf.m까지 끌어올렸으며, 이에 맞춰 5단 수동 변속기와 클러치 하우징을 강화했다고 한다. 여기에 16인치 알로이 휠, 오버 펜더 클래딩과 레드 색상의 ‘Sport’ 엠블럼 등으로 외모도 차별화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모델의 풀체인지가 언제쯤 이뤄질지에 대한 궁금증 섞인 반응도 나온다. 사실 라다는 지난 2021년 니바 풀체인지 신차의 티저 이미지를 선보인 바 있다. 2024년 출시를 목표로 잡았으나 이듬해 발발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의 영향으로 개발이 미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니바가 오랜 개선을 기반으로 탄탄한 신뢰도를 확보한 만큼 풀체인지가 몇 년 늦춰져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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