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분양 물량 0 기록
55.89대 1 경쟁률
인구 감소 등의 여파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때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던 제주도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0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망자 수는 35만 8,400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800명(1.7%) 증가한 수치다.
출생아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인 자연증가 규모는 마이너스(-) 12만 명에 달했다. 따라서 인구 ‘자연감소’ 상태가 5년 연속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월 말 기준 제주도의 인구는 기준 66만 9,460명으로 확인됐으며 201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67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인구 하락세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27일 리얼투데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제주도 아파트 분양 가구 수(일반분양 기준)는 ‘0’을 기록했다.이날 기준으로 연말까지의 분양 계획도 전혀 없는 상황으로 확인됐으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제주에서 아파트 공급이 멈췄다. 당초 제주도는 도서 지역이기 때문에 지역 특성상 아파트 공급 규모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제주, 공급규모 낮아
미분양 주택 1,746가구
하지만 앞서 2023까지는 매년 적게는 수백 가구에서, 많게는 수천 가구까지 꾸준히 공급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3년 동안은 매년 분양 물량이 1,000가구를 넘어섰다. 이러한 공급 절벽은 인구 감소와 외지인 투자 축소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는 청약·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제주도 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746가구를 기록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수치이다. 일반공급 1순위 경쟁률은 2023년 0.18대 1, 지난해 2.88대 1을 기록해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던 2016년에는 1순위 경쟁률이 55.89대 1을 달성하기도 했다. 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인해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도 2022년 8월 하락 전환한 이후 지난 1월까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도의 공급 절벽에 대해 최근의 시장 상황을 보면 예상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경기 침체, 부동산 하락 탓
광주 아파트 물량 0 예정
인구 유입 및 외지인 투자 축소 등으로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지며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줄어드는 움직임이 보인다”라며 “내수 경기가 침체하고 부동산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외지인 투자 비율도 줄어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분양업계에선 당분간 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 이주 열풍이 꺾인 분위기인 것에 더불어 내수 경기 또한 가라앉아 부동산 시장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이유로 꼽혔다. 한편, 제주도와 같이 광주·전남지역의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이 0으로 집계된 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부동산R114의 ‘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에 따르면 올해 광주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월 ‘0’ 가구, 2월 470가구, 3월 300가구 등 총 770가구에 불과했다. 3월 전남의 분양 예정 물량도 지난해 같은 달(0가구)과 같은 수치를 보였다. 3월 분양 예정이 잡히지 않은 지역은 서울, 전북, 충북, 제주, 세종 등 7개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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