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스페어 타이어
전기차뿐 아니라 전반적
타이어 리페어 키트 실효성

언젠가부터 자동차의 구성 요소에서 사라진 부품이 있다. 바로 스페어타이어다. 예전 현대차의 갤로퍼 등 RV 차량에선 해치 도어에 스페어타이어를 장착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디자인 요소인 경우도 있었는데, 격세지감이다. 스페어타이어를 없애는 추세는 꼭 전기차만의 문제가 아닌 최신의 내연기관 차종에도 해당하는데, 과연 차주로선 이 스페어타이어가 있는 것이 나을까, 없는 것이 나을까?
사실 스페어타이어는 처음엔 차량에 장착된 출고 휠과 타이어가 그대로 조합되어 부착되었었다. 상술한 RV 차량의 경우 해치 도어 외부에 장착되거나, 일부 차종은 3열 공간에 배치되기도 했었고 승용차는 트렁크 패널에 숨어있는 형태였다. 과도기에는 템포러리 타이어가 내장되었다가, 최근에는 타이어 리페어 키트로 대체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 안에는 타이어 실란트가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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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로 주행 용도의 차
펑크 확률이 매우 높다
험로를 주행하는 용도의 차종일수록 타이어 펑크 확률이 높아진다. 당연히 포장도로보다 더 위험한 비포장도로를 위주로 달리다 보면, 타이어에 치명적인 날카로운 물건이 지면에 있을 수 있으며, 흙모래가 넘치는 환경에서는 이런 이물질이 도로에 있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힘들다. 흙먼지에 뒤덮인 물건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이 당연한 이치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저런 환경에서 주로 운용하는 자동차가 스페어타이어 없이 실란트 키트만으로 타이어 펑크 시 원활한 조처를 할 수 있을까? 실란트 키트는 기본적으로 끈적끈적한 물질로 타이어에 생긴 구멍을 메워 잠시 주행할 수 있도록 막아주는 용도인데, 실란트를 도포한 타이어는 특유의 부식성 때문에 종국에는 해당 타이어 자체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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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상승을 위한 경량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한계
스페어타이어가 사라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 번째는 바로 연비를 상승시키기 위해 자동차의 경량화를 진행하다 보면 가장 먼저 스페어타이어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한 개의 순정 휠이 대부분 30만 원대의 소비자가를 보여주는데, 차량의 출고가를 낮출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대안일 수 있다. 타이어가 한 짝에 10만 원대임을 고려하면, 40만 원가량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이 이상적 형태로 꼽히는데, 이 경우 스페어타이어를 보관할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닛은 프렁크로 바뀌고, 트렁크나 테일게이트는 오로지 적재 공간의 확보를 위해 깊고 넓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배치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전기차는 공간 활용을 위해 휠베이스를 늘리고 오버행을 줄이는 추세인 것도 한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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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커지는 휠과 타이어
소비자로선 교체 비용 부담
세대가 거듭될수록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휠과 타이어의 크기는 점점 커진다. 단적으로 2000년대 중반 그랜저 XG의 순정 최고 사양 휠 타이어는 16인치에 불과했었으며, 2025년 현재 그랜저 GN7의 순정 최고 사양 휠 타이어는 20인치에 달한다. 인치 수가 커질수록 휠과 타이어의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심지어 타이어 시장에서 20인치 이상은 특수 사이즈로 취급된다.
소비자로선 갈수록 비싸지는 자동차 가격과 더불어 비싸지는 휠 타이어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쪽 타이어가 펑크가 나거나 포트홀 등으로 인해 휠까지 손상된다고 해도 스페어타이어가 있다면 그것으로 교환하면 되겠지만, 소비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새로운 휠 타이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제조사에서 소비자에게 수리비를 떠넘기는 것과 같은 이 상황을 제조사에서 더욱 좋은 방법으로 타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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