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주행 안 한 중고차
1년 / 5,000km 내외
도대체 왜 나오는 걸까?

차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차를 잘 아는 사람에게도 새 차를 사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중고차 판매 플랫폼을 들여다보면, 렌터카 승계 또는 가입이 아님에도 주행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의 매물이 일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새 차를 구매하고 기쁜 마음을 만끽해야 할 차주가 중고차 시장에 차를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실제 단순 변심으로 판매하는 때도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카니발’ ‘쏘나타’ ‘그랜저’ ‘쏘렌토‘와 같이 각 세그먼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를 구매했는데, 시승하지 않고 구매한 나머지 차주가 생각했던 차의 성향과 전혀 맞지 않아 판매하기도 하고, 세분된 옵션을 잘 살펴보지 않아 정작 필요한 옵션 없이 출고되는 차들도 있다고 한다.


어둠의 경로도 존재한다
다름 아닌 ‘차깡’ 매물
상술한 이유는 다분히 합법적이고 개인적인 문제지만, 이제 소개할 문제는 다른 결이다.
소위 ‘차깡’이라고 하는 수법으로 생겨난 신차 매물이다.
차깡이란, 신차를 할부로 구매할 만큼의 신용도 갖췄으나 급하게 현금을 융통할 목적인 사람이 쓰는 방법의 하나다.
빨리 출고되는 차량을 선금 없이 할부로 구매한 뒤, 출고된 차를 바로 판매 또는 수출해버리고 당사자는 현금을 융통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제조사에선 차깡을 근절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출고 대기가 오래 걸리는 차를 할부로 구매한 뒤 바로 중고차 시장에 판매해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자동차 제조사 입장으로선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것이다.
마치 인기리에 공연 중인 콘서트의 암표와도 같다.
제조사 지점에서는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해 계약을 취소하거나 각서 등을 작성한 후 판매하기도 한다.


영업점 실적 밀어내기
근절해야 하는 제도
한 번이라도 영업과 관련한 직종에 근무해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영업 실적을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당연히 어느 정도의 실적은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과 사람 간 계약이라 때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시기가 있다.
이때 할당된 판매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당연하게도 페널티가 부과되는데, 이 페널티의 규모가 커지면 영업점 또는 영업 사원은 자신이 판매하는 재화를 떠안는 때가 생긴다.
예를 들어 한 영업점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영업점은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실적이 모자라 제조사로부터 지급되는 추가 시상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즉시 출고 차량을 영업점 앞으로 미리 출고해 실적을 채우는 것이다.
이런 차들은 빠른 출고를 원하는 고객에게 출고되기 마련인데, 만약 연식 변경 등을 앞두고 있어 형식이 바뀔 차들은 빠른 처분을 하기 위해 조금의 손해를 안고 중고차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다.


억세게 운 좋은 경품
주로 경차나 준중형차
그런데, 무조건 상술한 경우가 전부는 아니다. 간혹 오픈 이벤트 또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할 때, 1등 경품으로 자동차를 증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때 1등에 당첨된 사람이 마침 자차가 없지만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자동차를 수령해서 본인이 운용하면 되겠지만, 이미 자차가 있는 상황이고 차를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이런 때에는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를 바로 중고차 시장에 판매하기도 한다.
주로 경차나 준중형차의 최하위 트림이 가장 많다. 심지어 실내 실외 할 것 없이 출고용 보호 비닐을 하나도 떼지 않았다면 가능성이 더욱 높다.
세상엔 수없이 많은 일이 있기 때문에 오늘 기사에서 소개한 것들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신차급 중고차는 어떻게 유통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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