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 승용차 판매 부진
인프라 부족·신뢰도 하락 원인
수입 브랜드 흥행도 일조했다?
전동화에 한창인 업계 분위기와 달리, 올해 현대차·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가 움츠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현대차·기아 전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총 38,673대. 전년 대비 약 6%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등장한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 EV9 등의 존재를 고려하면 기존 모델의 부진을 체감하기 쉽다.
현대차 주력 모델 아이오닉 5는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37.1%나 감소한 9,50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 EV6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1% 줄어든 10,927대로 상반기를 마감한 상황.
국산 전기차 부진 요인으로는 품질, 충전 인프라, 브랜드 이미지 등이 꼽히며, 수입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불과 1천만 원 내외 차이
수입차 구매 유혹 상승
신차를 구매할 때 하차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특히 전기차 구매를 결심했다면, 개인택시로도 쉽게 볼 수 있는 국산 모델보다 보기 드문 수입 전기차에 끌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국산·수입 차종 간 가격 차이가 심하지 않아서 부담이 적다.
국산 전기차는 대부분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700만 원 내외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내연기관 모델의 경우 벤츠, BMW 등으로 눈을 높이려면 많게는 2배 이상의 예산을 잡아야 하지만, BMW iX1, 벤츠 EQA, 테슬라 모델3 등 주요 수입 전기차는 6~7천만 원 선에 구매할 수 있다.
치열한 수입차 할인 경쟁
정부 정책이 부추겼다?
국내 수입차 업계 특성상, 할인 경쟁도 수입 전기차의 매력을 높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벤츠는 EQA~EQS에 이르는 전 차종에 수백만 원의 할인을 적용했고, BMW도 iX3나 i4 등 주력 모델에 900만 원 안팎의 할인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입 전기차 할인 경쟁 요인으로는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와 더불어 저공해자동차 보급 기여금 제도가 꼽힌다. 올해부터 강화된 무공해차 보급 목표제에 따라, 최근 3년간 연 판매량 2만 대 이상의 수입차 업체는 전체 판매 대수의 일정 비율 이상을 전기차나 수소차로 채워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벌금 성격의 기여금이 부과된다.
LFP 배터리 모델 등장
가성비로 소비자 잡을까
올해 하반기 출시될 보급형 모델이 국산 전기차 흥행을 이끌지에 이목이 쏠린다.
전기차 가격이 국산·수입을 불문하고 비싼 이유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때문인데, 8월과 11월 각각 출시를 앞둔 기아 레이 전기차와 KG모빌리티 토레스 EVX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생산 원가를 낮췄다.
저가형 전기차를 표방할 레이 EV는 중국 CATL의 35kWh급 LFP 배터리를 탑재하여 200km대 주행 가능 거리와 보조금 포함 2천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갖출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 4월부터 사전 계약을 진행한 토레스 EVX는 400km대의 주행거리, 넉넉한 실내 공간, 각종 소비자 선호사양 등 높은 상품성에도 4,850~5,100만 원의 가격이 책정된 바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