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량 하락
4년 만에 꺾인 점유율
억대 차량은 불티나네
지난해 28만 3,435대를 판매하며 집계 이후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했던 수입차 시장.
해당 시장이 올해 상반기엔 다소 주춤했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10.7% 증가했지만, 수입차 판매량은 3.1% 줄었다.
반대로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국산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4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던 수입차 판매 비중은 15.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p 떨어졌다.
판매량 통계만 놓고 보면 수입차 업계의 부진처럼 보이지만, 고가 모델 판매가 크게 늘면서 오히려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량 줄었지만
10대 중 3대는 억대 신차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억 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총 3만 7,239대로 지난해보다 9.3% 증가했다. 앞서 언급했듯 같은 기간 전체 판매량은 줄었고, 덕분에 전체 수입차 중 고가 차량 판매 비중은 28.5%로 크게 늘었다.
사실상 수입차 10대 중 3대 정도는 1억 원이 넘었다는 얘기인데, 1억 원 이상 고가 모델 판매 비중은 2019년 10.1%에서 4년 만에 3배가량 뛰었다.
업계에선 심화하는 소득 양극화 현상과 수입차 브랜드의 고가 전략,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제도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SUV·친환경차 위주
몸값 불린 신차시장
기존 내연기관 세단 모델 중심에서 SUV 및 하이브리드·전기차로의 전환은 신차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된 1억 원 이상 고가 모델 중 2만 1,190대(57%)가 친환경차였고, 수입차 시장 판매 총액을 전체 판매량으로 나눈 평균 판매 가격은 1년 만에 약 6백만 원 올라 9,475만 원에 달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겠다.
올해부터 고급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메르세데스-벤츠의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885만 원 오른 1억 2,098만 원이었다. 테슬라 역시 모델S·X 등 고가 제품을 올해부터 인도하면서 6,562만 원이었던 평균 가격을 9,502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초고가 차량 판매량 급증
연두색 번호판 달기 싫어서?
초고가 브랜드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가격 기준을 1억 5천만 원으로 더 높여보면, 올해 1~6월 초고가 모델 판매량은 1만 5,926대로 전년 대비 무려 38%나 증가했다.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내로라하는 고급 브랜드는 같은 기간 일제히 두 자릿수대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9월부터 적용될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제도 시행 전 미리 고가 승용차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월 이후 신규 등록된 법인차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초고가 수입차의 법인 판매 비중은 60%를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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