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9개월째 전쟁 중
버티던 현대차와 기아
결국 러시아 철수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 1년 9개월 가까이 지속되며 사실상 모든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미 대부분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으며 완성차 업계의 경우 현재까지 러시아에 남아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러시아 시장을 놓지 못하던 현대차와 기아가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러시아에서 국산차의 인기가 상당했지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
작년부터 실적 내리막
최근 현지 언론은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중으로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며 “이들 회사가 재고 차량을 중국 딜러 네트워크에 판매 중이며 철수 후 보증 수리, 부품 공급 등 AS 대책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업계는 이미 현대차와 기아의 러시아 시장 철수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분위기다.
올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 누적 판매량은 지난 9월 기준 63만 8,68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실적이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의 연간 160만 대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시장 점유율의 경우 재작년에는 현지 기업 아트로바스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올해 들어 급락했다.
중국 업체들에 참패
남은 브랜드는 14곳
중국 브랜드인 하발은 313%, 장성은 280%의 판매량 상승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역시 각각 11.6%, 11.2%로 급등했다. 라다는 작년 39.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중국 업체들에 밀려 31.1%로 떨어졌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1~9월 1,614대, 기아는 9,37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스코다, 아우디, 포드 등 해외 업체들도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 대부분 재고 떨이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한때 러시아에 60여 개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진출해 있었으나 현재 남은 업체는 14곳에 불과하다.
이달 말까지 공장 가동
매각할 가능성도 있어
업계는 현대차와 기아의 러시아 시장 철수 결정에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급상승한 물류비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이달 말까지 가동하기로 했으며, 일각에서는 공장을 현지 업체에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차 측은 러시아 사업 철수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만하면 오래 버텼다“. “러시아에서 한국차 선호도가 꽤 높았는데 이젠 좀 시들해졌나 보네”. “같은 공산 국가 차라서 더 잘 팔리는 건가?”.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어 보임”. “2년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갔는데 뭔가 아쉽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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