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늦어서’ 공항 진입로 주차 후 여행 간 차주에.. 네티즌 격분

휴가철로 붐비는 공항 진입로
비행기 늦었다고 불법 주차한 차주
막무가내 행태에 네티즌 격분 쏟아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가득 찬 공항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항에 들어서려는데 진입로에 떡하니 한 차량이 서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살면서 한 번도 보기 힘든 광경이라 상상조차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실제로 발생한 사건이다. 지난 1일 발생한 일이다.

지난 1일 김해공항 진입로 입구 좌측 편에 차 한 대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형 버스들이 진입하지 못하거나 사이를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김해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비행기 출발 시간에 늦자, 갓길에 차를 그냥 주차해 놓고 해외로 떠나버린 것으로 무려 30일부터 사흘간 차를 두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차주와 연락했고 귀국하는 2일 차를 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적재산 보호가 맞지만
타인에게 피해주면 안 돼

공항 진입로에 차를 주차하고 여행을 떠난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공공질서를 무시하고 사회 시스템에 피해를 준 차량을 강제로 견인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 차량은 차주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화재 발생으로 긴급 출동하는 긴급자동차 불법 주차한 차량에 막혀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는 일이 있었다.

2017년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사건 당시 출동한 사다리차가 불법 주차한 차들에 의해 공간 확보가 되지 않아 초기 진화를 하지 못해 참사가 벌어지자 2018년에 ‘소방기본법 및 시행령 개정안’을 제정했다. 화재 발생 시 불법 주차 차량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게 되었지만 2024년까지 강제집행은 단 4건에 불과했다. 한 소방관은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한 강제 처분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소방관이 어떻게 배상하겠는가?”라며 법안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불법주차로 진입 지연되지만
피해보상 떠안을까 돌아간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3년 기준 불법 주정차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이 지연된 사건은 33건이다. 재작년에는 27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기도의 강제처분 횟수는 0건이다. 법안에 따르면 차량 파손 등은 면책 조항이 있고, 필요하다면 국가가 손실 보장을 해준다고 되어 있지만, 소방대원들은 민원인들과 직접적인 마찰을 견뎌야 하고 심할 경우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생각에 꺼려지게 된다고 말한다.

법이 보장한 강제처분 조치를 손해배상이 무서워 실행하지 못하는 건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법이란 것이다. 사실 법이 문제라기보단 그동안 국가가 보여줬던 시스템의 허술함, 사고가 터지면 결국 나 몰라라 했던 무책임함이 소방관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던 것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확실하게 면책 조항을 보장하고 선례를 확실하게 남겨야 소방관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휴가철이라 피해 더 커진다
벌금은 1일단 4만 원이 한계

휴가철인 8월의 시작으로 이제 점점 더 사람들이 몰리게 될 것이므로 이와 같은 불법 주차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적인 엄벌주의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법이 약함을 알고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거리낌 없이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바 대책을 갈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김해공항 진입로 불법 주차 사건도 차주가 여행에서 돌아와 직접 차량을 빼지 않으면 아무런 조처를 하지 못한다. 불법주차 과태료인 1일당 4만 원이 한계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법을 잘 알아서 처벌이 강하지 않다는 걸 이용하거나 정신병자거나 둘 중 하나다.”, “우리나라 법은 가해자를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라는 분노에 찬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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