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얼씬도 마라” 잇따른 전기차 화재, 결국 전 국민 분노 폭발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연이어 터지자 공포 확산
진입 금지 장소도 많아져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는 사고 소식이 잊을만하면 들린다. 그런데 사실 사건 발생 횟수로만 따지면 잊을 수가 없기도 하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사고는 최근 6년간 160건에 달한다. 1년에 26건 이상, 한 달에 두 건 이상 발생하는 수준이다. 구조적 특성상 불이 한 번 나면 소화되기 쉽지 않아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지난 1일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크게 보도되면서 다시 한번 전기차에 대한 불안, 불신이 생겼다. 이후에 계속해서 화재 사건이 발생하자 이제는 전기차를 혐오하는,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가 지하 주차장이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내 차에서 불이 나지 않더라도 다른 옆 차에서 불이 옮겨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진입으로 다툰다
주민 회의로 금지한 곳도

그래서 일부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기차를 지하 주차장에 진입시키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택 건설 기준에 따르면 30세대 이상이 주거하는 신축 아파트에는 총 주차대수의 7% 이상 이동식 충전기를 설치해야 하며, 100세대가 넘어갈 경우, 총 주차대수의 5%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보통은 차량을 주차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도록 주차장에 설치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한데 모일 수밖에 없다.

잇단 화재로 “내 차도 혹시?”라는 두려움에 빠진 주민들이 전기차 주차를 지상에서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500가구 규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 금지를 결의하기도 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지하 충전설비는 이용이 제한되어 있다.

환경부 안전 규제 강화
법적으로 막을 순 없어

이런 혼란 속에 환경부가 전기차 안전관리 규제를 강화했다. 환경부 입장에서는 이번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 온실가스 감축목표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한 듯했다. 따라서 이제부터 화재 예방형 완속 충전시설 사업자는 충전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여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제품 등록 시에는 별로도 규정한 제품, 통신, 인증 규격도 준수하도록 한다.

물결처럼 퍼지는 전기차 포비아, 그로 인해 발생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 금지가 과연 법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리적으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진입을 막을 수는 없다. 아파트 주차장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해당해 주차장 사용권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상에 주차장이 따로 존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대부분 지상 주차장 없어
해외엔 금지한 곳도 존재

다만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에는 대부분 지상 주차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전기차와 같이 주차해야 하는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독일 쿨름바흐시와 레온베르크시는 2020년 쿨름바흐의 지하 주차장에서 내연기관차의 화재 발생을 계기로 2021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했다. 내연기관차의 화재지만 전기차에 불이 났다면 더 큰 피해가 생겼을 거라는 우려에 선제적 조처를 한 것이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지하 충전소는 불안하긴 하다. 대참사 발생하고 나면 그제야 법안 만들겠지”. “차주들이 무슨 죄냐, 자동차 불 나게 만든 제조사 잘못이지”. “전기차 진짜 무섭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야”. ”전기차 주차장 다 지상으로 올려야 한다.” 등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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