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진 교통사고에
고령 운전자 비난했지만
20대도 만만치 않은 통계
지난 10여 년간의 통계에서, 20대가 낸 대형 교통 사고 건수와 60대 이상이 낸 대형 교통 사고 건수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명률은 오히려 20대 이하가 ‘압도’했다. 최근 시청역 역주행 추돌 사고와 국립중앙의료원 택시 돌진 사고 등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이어지면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격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20대의 사고도 많은 만큼, 일각에서는 나이가 아닌 큰 틀에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고령층이나 특정 직업을 겨냥하여 운전 관련 대책을 펴낼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물면허’ 시스템을 손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나이 들수록 사고 많지만
노년층만 묶어서 통계?
지난달 경찰청과 한국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이 함께 집계한 전체 교통사고 통계 자료를 봤을 때, 연령이 높을수록 교통 사고가 늘어나는 것은 맞다. 과실이 많은, 즉 가해 운전자를 뜻하는 제1당사자 연령대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나이가 늘어날수록 증가했다.
하지만 이 통계를 보면서 참고해야 할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연령의 구분. 20대와 30대, 40대 등 십의 단위로 끊어서 통계 자료를 내지만, 60대 이상부터는 모두 모아서 집계한다. 한국이 고령화 사회로 나아감에 따라 노인 인구가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60대 이상의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20대도 사고 많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또한 승용차와 화물차의 사고로 눈을 돌리면 다시 한번 다른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20대의 대형 사고 건수나 치사율이 60대 이상과 비슷하거나, 다른 모든 연령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교통 사고는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뿐 아니라 초보 운전자의 교통 사고도 심각하다.
국토교통부는 65세 이상 버스기사, 택시 기사 등 자격 유지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술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특정 나이나 직업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6년에도 운전면허 시험 기준을 조정했으나, 여전히 ‘물면허’에 가깝다는 것이다.
‘물면허’ 개선 목소리
해외와 기준 차이 커
우리나라의 운전면허는 취득 난이도도 낮고, 취득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도 굉장히 적은 편이다. 호주는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2년, 독일은 3년 이상이 걸린다. 근처 일본과 중국도 60시간 정도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의무 교육 시간은 13시간이다.
한 교통 전문가는 “한국의 운전면허 취득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중국에서 면허를 따러 원정을 올 정도인데 아직 아무 변화가 없다”라며 “물론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험과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불어 전체적인 면허 취득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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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면허를 그냥 돈주고 사니까 문제가 될 수 밖에.
운전면허증은 약먹는사람은 발급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