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충전기 확대 보급 위해
정부, 전기차 충전 예산 늘렸지만
그러나 보조금 줄줄 새고 있었다
계속되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는 안전한 충전기를 확대 보급하기 위해 예산을 늘렸다. 전기차 보조금 총액은 줄였지만, 안전성이 우수한 모델에는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완책을 검토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28일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내년 예산 및 기금 총지출을 14조 8.262억 원으로 올해보다 3.3% 늘려 편성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전기차, 수소차 등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 구축 예산은 올해 4천 344억 원에서 내년 9천 284억 원으로 증가한다.
미등록·미인증 충전기로
총 42억 원가량 부정수급
이 가운데 전기차 충전시설 사업자가 미등록·미인증 충전기 설치 등을 통해 42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 업체가 미등록·미인증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거나 서류위조 등으로 42억 3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
이들은 2021년에는 447대를 설치해 2억 9,000만 원을 부정 수급했고, 2022년에는 3,482대를 설치해 39억 3,000만 원을 보조금으로 지원받았다. 총 3,929대의 등록 및 인증되지 않은 충전기를 설치하여 보조금을 지원받은 것이다.
안전 문제와도 직결
환수 절차는 아직?
전기차 충전시설을 보급해 보조금을 수령하는 업체는 사용할 충전기를 한국환경공단에 등록하거나 인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부정 수급이 드러난 6개 업체 중 5개 업체는 미등록·미인증 충전기를 2,690대를 설치해 2년간 35억 4,000만 원의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았다. 이들 5개 업체가 설치한 충전기는 등록·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충전기이기 때문에 전기차 안전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외 나머지 1개 업체는 보조금을 받기 위한 관련 서류 위조를 통해 충전기 1,239대를 설치하였고, 이에 대한 보조금 6억 8,000만 원을 수급했다. 총 6개 업체가 부정 수급한 42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은 아직 환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환경공단은 “수사 진행 중으로 최종 법원 판결에 따라 보조금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충전시설 확대에만 매몰
관리 방안 수정 필요
임 의원실은 “전기차 충전시설 사업자가 충전시설 설치를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한국환경공단이 현장점검을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하게 되어 있으나, 보조금을 노린 신청을 잡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시설 확대 보급에만 매몰돼 보조금 관리가 부실했다”라고 비판했다.
전기차 관련 보조금 부정 수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임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에서도 부정 수급이 있었다. 한 전기버스 수입사는 배터리 미장착 상태의 전기버스를 완제품 정상 판매로 위장해 보조금 48억 원을 부정 수령한 바 있다. 전기차에 대한 보급과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전반에 대한 관리 방안의 수정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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