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줄어드는 전기차 보조금
내년 국고, 지자체 예산 수준은?
일부 지역은 80% 이상 깎인다
전기차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때만 해도 중형 이상 모델 위주였지만 최근 보급형 모델 선택지가 넓어진 덕이다.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가격 차이도 눈에 띄게 줄었지만, 여전히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다. 보조금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쯤이면 다음 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보조금 규모가 빠르게 감소해 온 만큼 신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들이 구매 시기를 결정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내년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규모에 대한 윤곽이 최근 드러났는데, 감소 폭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국고 보조금 16.3% 감소
최근 4년 만의 최저치
지난 3일 파이낸셜뉴스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내년 전기차 국고, 지자체 보조금은 올해 대비 두 자릿수의 감소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해당 매체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내년 전기 승용차 국고 보조금 예산이 7,800억 원이라고 전했다. 이는 최근 4년 만의 최저치다.
전기 승용차 국고 보조금은 지난 2023년 1조 76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후 연달아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는 9,320억 원으로, 내년 국고 보조금은 16.3%의 감소 폭을 보인다. 지자체 보조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체는 서울, 인천, 경기, 부산 등 주요 지역 4곳의 분석 결과도 함께 전했다.
지자체는 서울이 가장 심각
보급 목표 도달 어려울 듯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시의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시 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7,391억 원이었으나 내년에는 1,339억 원이 배정된다. 무려 81.9% 줄어든 규모다. 부산은 기존 2,321억 원에서 874억 원으로 62.3%,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48%, 31.5%에 달하는 감소 폭을 보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전기차 보급률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정한 보급 목표는 2030년까지 420만 대다. 올해 7월 기준으로 62만여 대가 등록된 만큼 향후 7년 내로 360만 대를 추가로 보급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지금까지 등록된 누적 대수의 6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완성차 제조사들도 비상
독일은 폐지했다가 쓴맛
전기차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다면 완성차 제조 업계 입장에서는 자체 할인이 강제적이다. 줄어든 보조금만큼 추가 할인이 이뤄져야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6 등 앞서 출시된 일부 연식 변경 모델은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하기도 했다.
한편, 독일은 최근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다가 쓴맛을 보고 재도입을 추진 중이다. 작년 12월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자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판매량이 1.3% 증가 폭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결국 독일 연방 정부는 올해 7월 구매한 차량부터 2028년 구매분에 한해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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