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주차하면 불법? 논란의 임산부 주차구역, 그 진실은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위반해도 과태료 없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임신한 여성 혹은 분만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은 여성 운전자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구역이다. 이는 일반 주차구역보다 폭이 80cm 더 넓다. 탑승과 하차 시, 유아용 시트에 앉은 아이를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편의성과 안전성을 보완한 구역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경기도 내 일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임산부의 이동 편의를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도내 31개 시·군 중 안성시, 안양시, 남양주시, 광주시, 성남시, 여주시, 김포시, 광명시 등 8개 시가 임산부의 이동 편의를 위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임산부 자동차 표지 있어야
그러나 강제적 조치 방법 없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6조와 제9조에는 ‘임산부 자동차 표지가 부착되지 아니한 자동차를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를 위반한 차량을 다른 장소로 이동해 주차하게 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조례에 따르면 임산부 자동차 표지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법적 제재에 대한 명시가 되어있지 않다. 실제로 임산부가 아닌 일반 차량이 해당 구역에 주차했을 경우 강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해당 차량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다.

주차장 관리인도 곤욕
의무 설치 사안도 없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법적 제재가 없기에 주차장 관리인이 하나하나 이동이나 출차 권고를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전기차 구역의 경우 새 건물은 5%, 이미 지어진 공중 시설엔 2% 의무로 설치해야 한다는 사안이 조례에 명시되어 있지만,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관련 조례에는 주차 공간을 몇 면 이상 만들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사안이 없다.

33세 조 모 씨는 “벌금을 물지도 않고 일반 주차 공간보다 넓고 편하니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주차하는 것 같다”라며 “진짜 임산부를 위한 공간으로 마련한 곳이라면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던지 제도를 강화해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소연했다.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규제 마련도 필요하다

시 관계자는 “조례는 있지만 배려하자는 의미 정도일 뿐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시민들의 인식 개선 등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밖엔 없다“며 “주차장 곳곳에 ‘임산부 주차구역을 잘 지키자’ 등의 전단을 만들어서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통약자인 임산부를 위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남겨두는 시민들의 성숙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지만, 자율적 양보에만 의존하며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적극적인 홍보와 관련 규제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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