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공간은 그대로인데
점점 늘어나는 자동차
결국 발 벗고 나선 지자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의 누적 대수는 총 2,613만 4,000대로 집계되었다. 6월 말 자료이니 4개월가량 지난 지금은 더 많은 수의 차가 등록되었을 것이다. 즉, 국민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 말은 주차 경쟁을 할 사람이 국민의 절반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차의 수는 늘었지만, 국토는 늘어나지 않기에, 시민들은 항상 주차 장소를 찾아다니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사용하는 차량이면, 언젠가 자리를 비울 수도 있지만, 장기간 방치된 차량도 있어 자리싸움은 여전히 치열하다. 아니, 치열하다 못해 큰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주차 문제로 인한 다툼
결국 사망에 이르기까지
작년 6월 A 씨는 광주시 회덕동 한 빌라에서 주차 문제로 아웃 B 씨와 다툼이 있었다. 한참을 실랑이하던 A 씨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집에서 일본도를 가져와 B 씨에게 휘둘렀다. A 씨는 과거 ‘고령의 무술인’, ‘노인 검객’ 등으로 언론에서 소개도 된 인물이었다. B 씨는 손목 부위를 크게 베었고, 결국 과다 출혈로 인해 사망하고 말았다.
또 작년 8월에는 춘천시에 한 주택가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자, 현장을 벗어나려는 C 씨는 차량 바로 앞에 서 있던 D 씨를 들이받아 전치 5주의 피해를 줬고, 화가 난 D 씨는 운전석 창문 안으로 손을 넣어 C 씨의 얼굴을 두 차례 가격해 두 사람 다 기소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시민들, 이웃들 간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노는 부지를 주차장으로
무료 개방해 부담 덜었다
각 지자체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방안들을 사용해 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최근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바로 공한지 주차장을 개설하는 것이다. 공한지란, 원래는 집을 건축하거나 농경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된 땅을 말하는데, 이를 활용해 주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충북 진천군은 공원 인근 공한지의 사용 승낙을 받아 주차장으로 조성한 후 무료로 공간을 개방했다. 인근 미사용 토지 중 2년 이상 개발 계획이 없는 곳을 물색해 동의를 받아낸 것이다. 또한 같은 충북 청주는 흥덕야구장 공한지를 활용해 임시 주차장을 조성했다. 역시 부지가 별도 개발되기 전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시설개선비 지원도 한다
제주도는 주차 꼼수 늘어
단순히 땅을 빌려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1일에는 대구 중구에서는 학교, 대형 건물 등에서 관리하는 부설주차장과 노외주차장을 미사용 시간대에만 개방하는 사업을 벌였고, 주차장 소유주에게는 주차관제 시설, CCTV 설피, 주차면 도색 등의 시설개선비를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했다. 이처럼 서로 상부상조하며 부족한 주차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주차난 해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제주의 차고지 증명제일 것이다. 차고지를 확보해야만 차량 등록이 가능한 제도는 주차난의 해법으로 알려져 서울시에도 도입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현실은 차량 등록을 하지 않으면 차고지 증명제에 따른 규제를 피할 수 있기에 제주도 이외의 지역에서 명의를 등록한 후 제주도에 들여와 운행하는 등의 편법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주차난 해소의 효과는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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