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로 유명
전기차 시대 참패한 재규어
랜드로버와 상반된 분위기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에는 수없이 많은 럭셔리 디비전이 존재한다. 당장 한국엔 제네시스, 가까운 일본에는 렉서스와 인피니티가 있고, 브랜드 자체가 명품인, 일명 독일 3사로 일컫는 벤츠, BMW, 아우디 역시 럭셔리로는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과거 럭셔리 브랜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었으나, 전기차 시대가 열린 지금 뜸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 재규어 ”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한 회사다. 그런데 랜드로버 브랜드의 차량은 아직도 “ 사막의 롤스로이스 ”라는 별명과 함께 도로에서 자주 보이지 않는가? 마니아층이 두터운 디펜더 시리즈, 말이 필요 없는 레인지로버 시리즈는 지금도 전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신기한 듯 앉아보고 구경하기에 바쁘다. 반면 재규어는 점차 몰락하고 있다.
Type 00 콘셉트카 발표
브랜드 재탄생 예고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브랜드 자체 내에서 이미 위태로운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 확실하다. 그 증거일까. 지난 11월 재규어는 야심 차게 리브랜딩을 선언하고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다. “ Copy Nothing ”홍보영상을 보면, 마지막에 표시되는 재규어 CI가 아니라면 새로운 명품 의류 브랜드의 런칭 영상인가 싶을 정도로 자동차는 나오지 않는다. 이 말인즉슨, 지금껏 알고 있던 재규어 브랜드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바로 다음 달인 12월, 재규어는 마이애미 아트 위크에서 최초로 Type-00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콘셉트카라는 것이 무릇 한 회사의 미래 디자인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한데, 이번 콘셉트카는 뒷유리창이 아예 없다. 현재도 중국 일부 브랜드의 전기차는 공기저항계수 측면에서도, 자사의 신기술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뒷유리창이 없는 모델을 선보였는데, 재규어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가기 위함을 엿볼 수 있다.
자동차의 본질은 어디로
인도산 하이퍼 럭셔리
다만, 저 홍보영상이 호평만 받은 것은 아니다. 해외의 반응을 잠시 살펴보면, 전달하는 의미를 전혀 모르겠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보인다. 최근 리브랜딩을 선언하며 화제를 모으는 볼보의 경우 EX90 광고에 가족에 관련된 코드가 주를 이루며 자동차가 나오는 시간은 정말 얼마 안 되지만, 볼보가 항상 내세웠던 안전에 대한 철학은 그대로임을 보여준다. 리브랜딩을 선언했지만, 그동안의 헤리티지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으나, 재규어의 경우 그것이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재규어의 모회사는 인도 자동차 기업인 타타로 알려져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신흥 시장으로 분류하여, 한국 자동차 기업에서도 인도 전략형 모델까지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시장이기에, 지금 재규어를 리브랜딩 하고 시간이 흘러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하는 인도 자국 고객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브랜드 일 것이다.
악명 높은 잔고장
내연기관 생산 중단
재규어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한 번에 2대를 사야 한다, 한 대는 입고시키고, 한 대는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라는 농담을 웃고 넘길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세계 자동차의 흐름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회사가 치고 나갈 가능성도 매우 높고, 무엇보다 내연기관 대비 전기장치의 고장이 매우 치명적인 전기차를 생산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재규어는 앞서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자 최초의 전기차로 출시되었을 XJ를 티저 이미지까지 발표해 놓고 자체적으로 타 브랜드 대비 전기차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프로젝트와 출시 자체를 모두 취소한 바 있다. 리브랜딩을 하며 벤틀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하이퍼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은 응원하지만, 수년 내에 개발하기 힘든 플래그십 세단의 미래는 어떻게 개발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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