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차 기준 변경된다
테슬라 일부 차량 혜택 못 받아
보조금도 더 축소될 수 있다
테슬라 일부 전기차가 친환경차 지위 상실 위기에 처했다.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요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는 에너지 소비 효율과 성능, 주행거리 및 최고 속도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친환경차를 대상으로 세제 감면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에 해당되는 친환경 전기차는 개별소득세 300만 원, 교육세 90만, 취득세 140만 원, 배터리 안전 기술 탑재 50만 원 등 최대 580만 원에 달하는 세제 혜택이 제공된다. 그러나 이번 변경된 제도로 인해 상대적으로 국산 전기차는 혜택을 보는 반면, 테슬라의 전기차 일부는 친환경차 지위를 상실할 위기다.
대부분 수입 전기차 기준 강화
아이오닉 9, EV9은 기준 달라
산업통상자원부의 개정안에 따르면 전기차 크기에 따라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이 변경된다.
기존에는 차급에 관계없이 3.7km/kWh를 넘어서면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변화된 개정안에서는 휠베이스 3,050mm를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 경우 대형 전기차로 분류하게 된다. 또한 대형 전기차는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3.4km/kWh를 넘어서면 친환경 전기차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문제는 국내에서 휠베이스 길이 3,050mm를 초과하는 차량이 기아 EV9과 현대차가 올해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 9 외에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휠베이스 3,050mm를 넘기지 못하는 전기차들은 오히려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이 기존 3.7km/kWh에서 4.2km/kWh로 변경됐는데, 이에 따라 대부분 수입 전기차들이 강화된 조건을 따라야 한다.
모델 X 플레드, 세제 혜택 못 받아
모델 Y 보조금도 축소될 수 있어
에너지 소비 효율 조건이 강화되면서 기존 친환경 전기차로 분류되었던 일부 차량들이 친환경차 지위를 상실할 위기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모델 X 플레드가 꼽힌다. 테슬라 모델 X의 휠베이스 길이는 2,965mm로 대형 전기차 기준에 다소 못 미친다. 때문에 에너지 소비 효율 4.2km/kWh를 넘겨야 친환경 전기차 조건을 충족할 수 있지만, 모델 X 플레드의 해당 수치는 3.8km/kWh에 그친다.
보조금 산정에 있어서도 테슬라는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지난 2일 환경부가 발표한 2025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차 100% 보조금 지급 금액 기준이 기존 5,500만 원에서 5,300만 원으로 인하된다. 테슬라 브랜드 내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모델 Y의 경우 5,299만 원부터 시작해 변화된 조건에도 기준을 넘진 않는다. 다만 모델 Y는 곧 리프레쉬(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어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가격 인상이 보조금 책정 관건
중국 전기차 대비 위해 어쩔 수 없어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인 모델 Y 리프레쉬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사전 판매를 개시한 중국의 경우 1만 3,600위안(약 270만 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국내에서도 동일한 인상 폭을 적용한다면 변화된 기준에 따라 100% 보조금 기준을 벗어나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환경부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 적용하면서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의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Y의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국산 전기차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같은 정책은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꼽힌다. 이달 16일 친환경차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자동차 업체 BYD가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 출범하며, 샤오펑 및 지커 브랜드도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조금 차등 정책을 통해 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재편한 것이다. 다만 수입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실질적으로 혜택이 줄어드는 만큼 차별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어 격전을 앞둔 전기차 시장이 이번 정책 변화로 어떤 흐름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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