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장 짓는 현대차
과거 유산도 함께 전시
쏘나타 전기차가 있었다고?
현대차는 지난 13일 울산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현대차는 테마관을 꾸려 과거의 유산을 함께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는 1967년 생산된 코티나, 1976년 선보인 포니 쿠페 등 평소 보기 힘든 모델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선보인 현대차 쏘나타 기반 전기차는 이번 행사에서 적잖은 의미를 품고 있다. 현대차가 전기차를 연구하기 시작한 초창기에 나온 프로토타입이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에 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펙 수준도 만만치 않아 화제를 모은다.
1990년 전기차 연구 시작
전시된 프로토타입은 3호차
이날 선보인 쏘나타 전기차는 2세대(Y2) 쏘나타 가솔린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Y2 쏘나타는 출시 당시 1.8L SOHC 가솔린 엔진이 기본 사양이었으며, 이후 2.0L 가솔린과 2.4L 가솔린 등이 추가됐다. 수동변속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요즘과 달리 수동이 기본이었으며, 자동변속기는 옵션 사양이었다.
현대차의 전기차 연구는 1990년부터 시작됐다. 이듬해 11월 Y2 쏘나타 차체를 활용한 첫 전기차 프로토타입이 등장했고 이후 1992년에는 엑셀 기반 2호차가 제작됐다. 이번에 전시된 차량은 1993년 3월 Y2 쏘나타 북미 사양을 기반으로 제작된 3호 프로토타입이다.
실내에 배치된 배터리 팩
전용 냉난방 시스템도 탑재
Y2 쏘나타 전기차 3호 프로토타입은 무게 배분을 위해 배터리 팩이 센터 터널에 ‘T’자 형상으로 배치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배터리 팩은 12볼트 납축전지 12~14개 정도로 구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전작과 달리 전기차 전용 냉난방 시스템이 적용된 점도 특징이다.
독특하게도 수동변속기가 그대로 탑재되어 있다. 당시 전기 모터의 낮은 출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내연기관 사양의 5단 수동변속기를 그대로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핸드브레이크는 배터리 팩 탑재 공간 확보를 위해 변속 레버 옆으로 옮겨졌다. 해당 프로토타입은 1회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 130km/h로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시험 주행장 있었던 부지
전기차 공장 밑거름됐다
한편 Y2 쏘나타 전기차 프로토타입은 당시 울산 공장 내 주행 성능 시험장에서 테스트 주행이 진행됐다. 이번에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부지는 바로 이 주행 성능 시험장이 있던 자리다. 현대차는 오는 2026년 1분기 신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며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
네티즌들은 “90년대 초반에 전기차라니.. 대단하다”.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이유가 있었네”. “전기차에 수동변속기라니 주행감이 어떨지 궁금하다”. “저 시대라면 아직 열악한 환경이었을 텐데 연구진 노고가 상당했을 듯”, “옛날 차지만 지금 봐도 멋지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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