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충돌 테스트 속도
56km/h에 머무른 이유
불가피한 사정 있었다
대부분 신차는 출시 전 안전도 평가를 거치게 된다. ‘충돌 테스트’로 통용되는 해당 절차는 신차가 탑승자, 보행자에게 적절한 안전성을 제공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국가별로 각 환경에 최적화된 기준을 내세우는 만큼 평가 기준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공통점도 있다.
어지간해선 충돌 속도를 60km/h 이상으로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km/h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데 왜 고속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는 걸까? 최근 이에 대한 답이 나와 주목받는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IIHS
“평균 속도가 바람직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협회(IIHS)는 “충돌 테스트는 40마일(약 56km/h) 속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 자동차 안전 연구 기관인 IIHS는 전 세계의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을 통틀어 가장 엄격한 평가 기준으로 유명하다. 이런 기관이 고속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는 데에는 뜻깊은 이유가 있었다.
라울 아르벨라즈 IIHS 부회장은 “주행 속도는 충돌 시 안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면서도 “고속에서 일어나는 최악의 사고 조건까지 대비하는 것보다는 일반적인 사고에서의 안전도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고속 충돌 시 치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전체적인 사고 통계에 따라 평균 속도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어
하지만 안전에는 역효과
스몰 모버랩을 포함한 모든 전면 충돌 테스트는 고정된 벽에 차량을 충돌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는 마주 오는 차량과 같은 속도로 정면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따라서 충돌 속도를 조금이라도 상향하면 충격량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완성차 제조사들은 고속 충돌을 대비해 훨씬 튼튼한 차량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고속, 저속 충돌 안전성 모두를 챙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로 군용 차량을 들 수 있겠다. 군용 트럭은 어지간한 충격에도 차체 형상이 보존될 정도로 견고한 설계가 적용된다. 대신 사고 시 충격이 온전히 탑승자에게 전달돼 생존 확률은 크게 떨어진다. 차량보다 운전자를 교체하기 쉬운 전시 상황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재조명
너무 단단해서 안전성 우려
또한 주행 속도와 사고 충격이 항상 비례하지도 않는다. 100km/h 가량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옹벽을 들이받거나 마주 오는 차량과 정면충돌할 확률은 극악의 수준이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가드레일이나 다른 차량을 충돌하고 미끄러지면서 정지에 이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결국 평균적인 충돌 속도를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한편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이런 부분에서 안전성에 관한 우려가 나온다. 해당 차량은 초고경도 스틸 차체를 적용해 총알마저 막아낼 정도로 견고하다. 하지만 충돌 시 충격을 제대로 흡수, 분산하지 못해 탑승자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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