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 벤틀리
레벨 3 자율주행 포기
기술력 문제가 아니다
완벽한 자율주행까지 갈 길이 멀지만 자동차 업계는 이에 한 발짝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웨이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레벨 4 로보택시 영업 허가를 받았으며,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로 미국 운전면허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일반 판매 차량에는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벤츠와 혼다는 레벨 3 자율주행 기능을 제한적으로나마 상용화했고 현대차 역시 HDP(Highway Driving Pilot) 개발에 한창이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고 레벨 3 자율주행 옵션을 탑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브랜드가 있어서 화제다.
CEO가 직접 입장 밝혀
“운전자에게 위험하다”
외신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Automotive News Europe)의 지난달 28일 보도에 따르면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벤틀리 CEO는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은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레벨 2 시스템은 운전자가 주행 상황에 항상 집중해야 하지만 레벨 3 시스템은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을 운전자가 제때 파악하고 차량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레벨 3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하도록 만든다“며 “벤틀리 자체 시험을 진행한 결과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장착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벤틀리는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레벨 2 플러스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속내는 따로 있었다?
회사에도 위험 요소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은 벤틀리의 판단대로 탑승자에게 위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제조사에게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 3 시스템은 운전 주도권을 차량에 넘기는 첫 단계인 만큼 레벨 2 시스템과 달리 사고 시 책임 주체는 제조사에 돌아간다.
앞서 작년 미국에서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의 상용화를 시작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해당 기능을 사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HDP의 개발을 상당부분 마쳐 작년 상용화를 목표로 했으나 관련 문제로 인해 출시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레벨 4는 오히려 환영
2026년까지 도입 목표
홀마크는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을 경계하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관련 기술 발전을 멈추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그는 “향후 개발될 레벨 4 자율주행 시스템이 훨씬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벨 4 시스템은 대부분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완전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레벨 5 시스템과의 차이점은 운전대, 페달 등 통제 장치의 유무로 갈린다.
한편 벤틀리의 모회사인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레벨 4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하기로 하고 모빌아이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로서는 레벨 3 시스템과 달리 레벨 4 시스템에 관한 UN 규정이 없으나 향후 완성차에서도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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