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롤스로이스
전기차로 탄생한다
레인지로버 EV 예고
랜드로버가 대형 SUV 레인지로버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이 있다. 자동차도 똑같다. 고급차를 타는 일이 힘든 것은 비단 비싼 차량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자동차를 구매하게 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에는 유지비를 차량 가격보다 더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억이 있다면 1억짜리 차를 일시불로 구매 가능하지만, 보험료, 세금, 유류비, 정비와 보수 비용은 그 곱절로 들어가기 마련이니까.
럭셔리 브랜드에서 나온 차들은 특히 유지비가 엄청난 것으로 악명 높다. 벤틀리 플라잉스퍼의 경우 중고차 판매 플랫폼에 2009년식, 27만 km를 갓 넘긴 차량이 1,29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중고차는 국산차를 사도 정비 비용이 100만 원은 너끈히 넘는다고 하던가, 이런 차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모델은 신품으로 수리할 때 수리비가 1,000만 원 정도는 가볍게 나온다. 그런데 럭셔리 브랜드의 전기차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두꺼운 도장 올라간다
이름값에 최적화
서론이 길었다. 이번 기사에선 전기 SUV 레인지로버 EV를 소개한다. 유지비 얘기가 먼저 나온 이유는, 전기차의 경우 소모품인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정도만 교환해도 유지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 사막의 롤스로이스 ’ 라는 별명에 걸맞게 도강 성능은 기본적으로 타 전기차보다 좋다고 언급되었고, 도장을 매우 두껍게 처리한다고 알려졌다. 사막이나 비포장도로에서 운전하면 아무래도 이물질이 튀어 도장이 상하기 쉽기에, 이름값을 제대로 갖췄다고 할 수 있겠다.
레인지로버의 매력을 아는 이들은 이미 사전예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JLR 측에서는 24년 11월 기준 그 수치가 무려 48,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다르게 생각하면, 한 브랜드에서 첫 번째 순수 전기차를 내놓는다고 발표했기에,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여겨 구매를 망설일 법도 한데 말이다. ‘ 저력 있다 ’ 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잔고장 많은 차 ‘ 불명예 ’
이번에는 다를까
일각에서는 레인지로버, 그리고 한 식구인 재규어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 꼭 2대를 사야 하는 차 ’ 라고. 그 이유인 즉, 한 대는 타고 다녀야 하고, 한 대는 부품용으로 쓰거나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야 하기 때문이라는 웃픈 이야기다. 물론 잔고장 없이 타고 다니는 오너들도 있지만, 시동을 켰을 때 튀어나와야 하는 다이얼 기어노브가 나오질 않아 어쩔 수 없이 입고했다는 차주도 있으니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닌 셈.
이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전기 장치가 파워트레인 그 자체인 전기차의 경우, 저런 자잘한 전기장치 트러블도 자동차에 치명적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내연기관 자동차가 판매된 기간이 오래되어 화재 발생 건수 자체는 더 많겠지만, 전 세계로 따지고 보면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기차의 화재 뉴스를 더 많이 봤다는 이들도 존재한다. 실제로 벤츠는 청라 화재 사건으로 인해 재산피해액이 38억 원에 달한다는 기사가 아직까지 나오고 있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트렌드
완성도에 ‘ 올인 ’ 필요
현재 자동차 시장 전반적인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 모빌리티 ’ 라는 단어 자체도, 불과 15년 전인 2009년에 했다면 누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초반에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슬금슬금 개발하여 지자체에 납품하는 정도였던 전기차가 이젠 전 세계에서 돌아다니는 형국이다.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로운 전기차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테슬라나 루시드 같은 신흥 자동차 제조사가 날개가 달린 듯 팔려나간다.
한 지붕 가족인 재규어의 경우, XJ 세단의 순수 전기차 프로젝트를 티저 이미지까지 공개했다가 타사 경쟁 모델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과감히 출시를 취소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절치부심하여 Type 00을 발표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선 모양이다. 이번 전기 SUV 레인지로버 EV는 기존 잔고장이 많다는 오명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는 완성도로 출시되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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