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GM의 가격 정책
렉스턴 25년형, 티볼리
트림 조정, 의미 있나?
최근 전 차종이 판매량 부진에 시달리는 KGM이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듯한 모습이 눈에 띈다. 기존 차종의 사양을 단순화하고, 최저가 트림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이 대표 주자로는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의 2025년형 모델과 티볼리 V1 트림의 신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신기술이나 새로운 옵션이 적용되었다기보단, 옵션을 약간 조정하는 등의 리패키지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조사에서 연식 변경 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이 출시될 때 일부 옵션을 기본으로 적용하는 것은 항상 있던 일이긴 하지만, KGM의 모델 변경 주기는 긴 편이라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주긴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KGM의 전략이나 움직임은 실효성이 있는 것일까?
렉스턴 뉴 아레나 트림 비교
최저가 트림 300만 원 차이
우선 렉스턴 뉴 아레나는 프리미엄이 최저가 트림이다. 주요 사양으로는 18인치 휠 타이어와 풀 LED 헤드램프 및 코너링 램프,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풀 오토 에어컨, 전 좌석 열선시트, 운전석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9개의 에어백, 긴급 제동 및 차선 유지 보조, 2열 프리텐셔너와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 패키지 및 6개의 고급형 스피커 등이 탑재되었다. 차량 가격은 개별 소비세 5% 기준 4,013만 원이다.
팰리세이드는 익스클루시브가 최저가 트림이다. 주요 사양으로 18인치 휠 타이어 및 차로 이탈 방지 및 차로 유지 보조, 10개의 에어백,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와 2열 열선 시트, 12.3인치 내비게이션 및 4.2인치 LCD 계기판, 이중 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되었다. 계기판은 렉스턴 대비 열세지만, 1개 더 많은 에어백과 이중 접합 차음유리, 조수석 통풍 시트 및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옵션은 렉스턴보다 우위다. 차량 가격은 9인승 기준 4,383만 원으로 렉스턴보다 비싸다.
팰리세이드와 방향이 다른 건지?
아니면 제조사 생색내기 용인지?
렉스턴과 팰리세이드는 같은 대형 SUV 세그먼트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차량의 방향성은 조금 다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렉스턴은 기본 프레임 위에 캐빈을 얹는 프레임 방식의 SUV이고, 팰리세이드는 일반적인 방식의 모노코크 바디다. 프레임 방식의 강점은 험로 주파 시 차대의 뒤틀림이 적다는 점이고, 모노코크 방식의 장점은 승차감이 더 부드럽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부재는 렉스턴에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기아가 일부 차종에 내놓은 ‘스마트 셀렉션’ 트림에 대해 제조사 생색내기용 트림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 필요한 옵션은 빼고, 필요하지 않은 옵션만 넣어두고는 차량 가격을 낮춘 것으로 홍보해 더 상위 트림의 모델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는 비판이다. KGM 역시 이미 팰리세이드 대비 경쟁력을 잃은 렉스턴에, 저렴한 가격이 무색한 옵션 구성으로 같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 V1, 1,900만 원
아무도 환영하지 않아
티볼리의 최저가 사양은 1,900만 원의 V1 사양이다. 이 트림의 비판점은 일단 하이패스가 옵션이다. 오토 홀드 기능을 포함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아예 차량 자체에 적용되지 않았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없는 오디오는 후방 카메라가 없다는 말과도 같다. 무조건 싸다고 다 가성비가 좋은 게 아닌데, 2025년 현재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제거해 버린 옵션은 1,900만 원이라는 값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이 비판점이다.
무엇보다 최근 KGM은 티볼리 출시 10주년을 기념했는데, 이는 자랑이 아니다. 다시 얘기하면 완전히 같은 차대를 가지고 10년을 판매했다는 사실을 공표한 꼴이 된 셈이기 때문이다. 최근 KGM은 기대주로 꼽혔던 KR10의 개발이 이미 오래전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여력을 다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 후속부터 렉스턴 후속 및 코란도 투리스모 후속까지, KGM이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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