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RA에 한 방 먹은 현대차
규정 충족 위해 노력했더니..
이번엔 프랑스에서 비상 터져
작년 이맘때쯤 미국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혼란에 빠진 바 있다. 해당 법안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그중에서도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 및 주요 광물을 사용한 모델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 완공 시기를 앞당기고 리스 상품을 확대하는 등 손실을 줄이기 위해 몸부림쳤다. 현재는 미국산 모델과 가격 차이가 작지 않음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랑스가 자국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발표해 다시금 긴장감이 감돈다.
전기차 보조금 기준 개편
친환경성 위주로 평가한다
지난달 28일 프랑스 에너지전환부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초안을 공개하고 이달 25일까지 의견 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재활용 점수와 탄소 발자국 점수를 합산한 환경 점수가 최소 60점 이상인 차량에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높은 모델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탄소 발자국 점수는 알루미늄, 철강, 배터리, 조립, 운송, 기타 재료 등 6개 부문을 두고 생산 지역별 탄소 배출량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재활용 점수는 바이오 소재 및 재활용 소재 사용 여부, 배터리 수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산정되는데,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
현대차가 불리할 수도
프랑스는 해당 개편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나 유예 기간 6개월을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전 세계 완성차 업계는 각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전기차 생산에 사용되는 화석 연료 사용량이 유럽에 비해 많아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정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프랑스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1만 6,570대를 팔아 5위에 등극했다.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중 니로, 쏘울, 코나가 보조금을 받고 있으나 아이오닉 5, EV6는 현지 보조금 상한가 4만 7천 유로(약 6,800만 원)를 넘겨 보조금 대상에 들지 못했다.
대응 나선 산업통상자원부
25일까지 의견 제출 예정
한편 우리 정부는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소식을 듣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8일 열린 제19차 한·프 산업협력위원회를 통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개정 시 해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포함하지 않고 기준을 과도하게 설정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산업부는 개편안 초안을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과 공유했으며 업계와 함께 우리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 중이다. 산업부는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정부 및 업계 의견을 종합해 오는 25일까지 프랑스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 최종안에 우리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와 지속해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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