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실적 1위 그랜저
저조한 수출 판매량
시장 넓힐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3년 만에 연간 10만 대 판매 고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연 판매량 6~8만 대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국민차 그랜저는 올해 1~7월 총 7만 1,509대가 팔리면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기간 카니발, 스포티지, 쏘렌토 등 인기 모델 판매량은 5만 대 미만에 그쳐 그랜저는 사실상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꿰찼다. 압도적인 내수 성적과 달리 그랜저의 수출 실적은 매년 3~4천 대에 그치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초라한 올해 해외 성적
중동 지역에서만 판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현대차 그랜저(수출명 아제라)의 누적 수출 판매량은 2,103대이다. 수출 주력 모델인 소형 SUV 코나(1·2세대 합산)와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올해 각각 10만 대 넘게 선적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이다.
그랜저의 수출 성적 부진은 제한적인 판매 시장에서 비롯된다. 아반떼가 미국과 인도,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출시된 반면 그랜저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으로만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말, 현대차 중동아프리카권역본부는 ‘디 올 뉴 아제라’ 풀체인지 모델을 중동 시장에 최초 공개한 바 있다.
2016년 북미 수출 중단
쏘나타·제네시스 사이 방황
2000년 9월 3세대 그랜저 XG(수출명 아제라 XG)로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그랜저.
이듬해인 2001년 1만 7,884대가 팔리며 호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2006년엔 역대 최다인 2만 6,833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이후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2010년대 그랜저 북미 판매량은 월 수백 대에 불과했고 보급형 이미지의 쏘나타와 프리미엄 세그먼트 제네시스 사이에 어정쩡하게 포지셔닝되어 존재감을 잃어갔다.
결국 현대차는 6세대 그랜저 IG부터 북미 수출을 중단했고 해당 차량엔 ‘내수용 모델’이란 오명이 붙었다.
확 달라진 신형 그랜저
북미 수출 재개한다면?
7세대 모델 출시를 준비하던 당시, 현대차가 미국 수출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등장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어느덧 글로벌 판매 3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최신 패밀리룩을 갖춘 신형 그랜저의 편의 기능, 실내 공간 등 상품성은 경쟁 모델과 겨뤄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대형차를 선호하는 북미, 소형차 인기가 높은 유럽 등 선진국 시장 특성상 그랜저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아직 그랜저 글로벌 판매에 관한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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