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 못한 영국 자동차 산업
대부분 브랜드가 해외에 인수
미니 정체성마저 흔들린다?
영국 자동차 산업은 나름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현재는 예전만 못한 근황을 보여주고 있다.
벤틀리는 폭스바겐으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타타자동차로, MG와 로터스는 각각 중국 상하이자동차, 저장지리홀딩그룹으로 인수됐다. 인수되지 않고 남아있는 브랜드는 애스턴마틴, 케이터햄 등 소규모 스포츠카 전문 제조사나 이네오스,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 등 신생 업체들뿐이다.
이 가운데 롤스로이스와 함께 BMW 산하에 있는 미니의 향후 계획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경영난, 파산 위기와 같은 중대한 문제는 아니지만 미니의 브랜드 핵심 자산인 헤리티지, 정체성에 금이 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BMW그룹의 중대 발표
미니를 중국에서 만든다?
지난 8일(현지 시각), BMW그룹은 내년부터 미니 일부 물량을 중국에서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미니 브랜드의 생산 시설은 중국 장쑤성을 포함해 독일 라이프치히, 영국 옥스포드까지 3곳으로 정리됐다.
중국 장쑤성 장가강에 위치한 장청자동차와 BMW의 합작 투자사인 ‘스포트라이트 오토모티브’에서는 신형 해치백 3도어 EV, 소형 크로스오버 에이스맨 등 전기차 위주의 생산이 계획됐다.
IAA 모빌리티 2023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형 컨트리맨은 내연기관 및 전기차 모두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밀란 네델코비치 BMW 생산 책임자는 “영국에서 생산될 전기차 중 다수는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동일한 전기차가 생산되며 내년부터 수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옥스포드 공장에도 투자
중국과 동일한 모델 생산
아울러 BMW는 영국 옥스포드 공장에 6억 파운드(약 9,947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옥스포드 공장은 오는 2026년부터 미니 해치백 3도어와 에이스맨, 그리고 앞서 언급한 전기차 2종을 생산하며 2030년부터는 전용 전기차를 생산한다. 현재 판매 중인 미니 해치백 3도어 및 5도어, EV, 클럽맨도 모두 옥스포드 공장에서 생산된다.
BMW는 이번 투자로 옥스포드 공장의 생산 규모를 연간 20만 대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브렉시트 이후 자동차 산업 분야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영국은 4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BMW는 미니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 영국 남서부 윌트셔주 스윈던(Swindon) 공장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급성장하는 중국 수출 규모
“문제없을 거 알지만 찜찜해”
영국 언론은 BMW가 이번 투자로 받게 될 보조금이 7,500만 파운드(약 1,243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으나 케미 베디너크 산업부 장관은 보조금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7일까지 중국의 친환경차 수출량은 63만 6천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중국은 이번 상반기에 전년 대비 77% 증가한 234만 대를 수출해 일본을 제치고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등극한 바 있다.
BMW 차이나 CEO 요헨 골러는 “미니의 독특한 유산과 중국의 전동화 장점이 결합해 브랜드 인기를 전 세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제 미니도 볼보처럼 중국산인지 확인하고 사야겠네“, “지붕에 유니언 잭 대신 오성홍기 칠하는 옵션 생기는 거 아니냐”, “품질 관리야 철저히 하겠지만 그래도 찜찜하다”, “가격이라도 싸게 나오면 생각해 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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