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현대차 준대형 세단
‘다이너스티’ 포착돼 눈길
지금 봐도 고급스러운 모습
현재 판매되는 국산차 중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 하면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90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 시절 에쿠스에서 시작된 계보를 이어 온 대형 세단으로 현행 모델의 가격은 기본 1억 원에 육박한다. 비슷한 크기의 수입 세단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랜저가 굵직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그랜저의 위상은 현재의 G90에 버금갔는데, 에쿠스 등장 전 그랜저보다 고급스러운 플래그십 모델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얼마 남지 않은 해당 차량이 포착돼 눈길을 끄는데, 과연 어떤 모델인지 살펴보자.
그랜저 상위 버전으로 출시
의외로 덩치는 비슷했다고
지난 1일 네이버 남차카페에는 현대차 다이너스티의 사진이 올라왔다. 지역명을 포함한 녹색 번호판이 부착된 것으로 보아 한 차주가 꽤 오랜 기간 소유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너스티는 현대차가 1996년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왕조’를 의미하는 모델명과 함께 ‘한국의 명예’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웠다.
당초 그랜저의 리무진 사양을 출시하려던 계획을 변경한 결과물로, 2세대 그랜저의 전후면 디자인과 일부 사양 차별화를 더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80mm, 전폭 1,810mm, 전고 1,445mm, 휠베이스 2,745mm로 그랜저와 동일했다. 하지만 흡차음제를 더하는 등 몇 가지 보강을 거친 탓에 중량은 30~111kg 더 무거웠다.
확실한 파워트레인 차별화
리무진 사양도 판매됐었다
국산 대표 플래그십 세단을 지향한 모델답게 파워트레인은 V6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 구성만 존재했다.
사양에 따라 2.5L, 3.0L, 3.5L 등 배기량으로만 차이를 뒀다. 4기통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 사양도 있었던 그랜저와 대조되는 점이다. 다이너스티의 등장으로 기존의 그랜저 3.5L V6 사양은 단종을 맞았다. 해당 엔진을 탑재한 다이너스티 최상위 사양은 최고 출력 225마력, 최대 토크 31.8kgf.m의 넉넉한 힘을 발휘했다.
실내는 고급 사양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후기형은 변속 레버에도 우드 트림이 적용됐으며, 오토 폴딩 사이드미러와 후석 냉장고도 마련됐다. 특히 내비게이션 내장형 A/V 시스템, 사이드 에어백 및 후석 전면 에어백, 글래스 내장형 안테나 등은 국산차 중 최초로 탑재된 사양이었다. 리무진 버전도 있었는데, 당시 흔했던 B 필러 연장형 스트레치드 리무진과 달리 뒷문을 15cm 늘린 형태로 훨씬 자연스러운 비율이 일품이었다.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승차감
단종 후에도 한동안 현역이었다
승차감 역시 부드럽기로 정평이 나 있다. 다이너스티를 타본 이들에 의하면 다소 하드한 세팅을 지향하는 요즘 신차와 달리 ‘물침대’에 가깝다는 후기가 빠지지 않는다. 비록 고속 주행 안정성을 희생하는 세팅이었지만 옵션 사양이었던 ECS(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탑재 차량은 나름 자세 제어 능력이 탁월했다고. 그러나 고장이 잦으며, 지금은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1996년부터 한동안 현대차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다이너스티는 출시 후 3년 만인 1999년 ‘에쿠스’의 등장으로 정상 자리에서 밀려났다. 그럼에도 의전 및 모범택시 수요에 훌륭하게 대응하며 명맥을 이어 나갔고, 출시 9년 만인 2005년에 단종됐다. 택시 내구연한 규정에 따르면 배기량 2L 초과 차량은 최초 등록 후 11년까지 운행할 수 있었기에 2016년까지도 현역으로 운행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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