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에 한참 밀렸던 세단
갑자기 날개 돋친 듯 팔려
전문가들도 깜짝 놀랐다

언제부턴가 SUV 열풍에 쓸려 비주류로 밀려나고 만 세단. 한때 세단은 국민차나 다름없었지만, 현재는 일부 모델을 제외하곤 존재감이 꽤 줄어들었다. SUV의 활용도가 개선되고 고급화가 이뤄지며 세단과 격차를 좁혔고, 이제는 대부분의 세그먼트에 SUV 선택지가 존재하니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내수 시장에서 판매 중인 세단은 국산 브랜드 기준으로 준중형, 중형, 대형 등 3개의 세그먼트만 살아남았다. 그마저도 준중형은 아반떼밖에 선택지가 없어 수요를 독식하는 상황. 그런데 이 얼마 안 남은 세단들이 최근 괄목할 만한 판매량 증가세를 기록 중이라고 한다.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 가볍게 짚어봤다.
현대차 세단 1위 아반떼
쏘나타는 222.2% 증가
SUV가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현대차 내연기관 세단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아반떼는 6,296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현대차 세단 1위로 올라섰다. 이번 실적은 전년 동월(2,292대) 대비 174.7% 증가한 수치로 의미가 크다.
준대형 세단 최강자 자리를 유지 중인 그랜저는 비록 판매량 부문에선 아반떼에 밀렸으나 무시할 수 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2월 판매량은 5,481대로 전년 동월(3,963대)보다 38.3% 늘었다.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 건 쏘나타다. 2월 4,585대가 팔렸는데, 작년 같은 기간 1,423대로 부진했던 실적과 비교하면 222.2% 증가한 셈이다.
판매량 급증의 원인은?
SUV 압도하는 경제성
지난 2월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 세단 판매량을 종합하면 1만 6,362대로 브랜드 전체 판매량(4만 6,993대)의 34.8%에 해당한다. 세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이유로는 크게 경제성이 꼽힌다. 장기적인 경기 악화로 가격과 유지비 모두 합리적인 선택지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세단으로 관심이 향했다는 것이다.
SUV는 고급화, 대형화로 같은 세그먼트의 세단 대비 가격 부담이 커졌고, 연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동화 전환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추세 또한 이왕이면 연비가 더 좋은 세단으로 눈길을 돌리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최고 21.1km/L에 달하는 복합 연비를 자랑하는데, 이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내연기관 차량 중 최고 수준이다.
쏘나타 택시도 신의 한 수
그랜저는 법인 수요 꾸준
쏘나타 택시를 재출시한 현대차의 결정도 이번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8월 현대차는 모델 노후화와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7세대 쏘나타 택시를 단종한 바 있다. 하지만 택시 업계의 꾸준한 재출시 요구와 전동화 전환이 늦어지는 추세를 고려해 작년 4월 8세대 쏘나타 택시 모델을 내놓았다.
이후 쏘나타 판매량 회복에는 택시가 상당 부분 기여했다. 지난 2월 쏘나타 판매량 4,585대 중 택시는 1,535대로 3분의 1을 차지한다. 쏘나타 택시의 흥행에 기아도 작년 6월부터 K5 렌터카 트림을 택시 업계에 판매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랜저는 자가용 외에 법인 수요도 판매량 견인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