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검색에서 뉴오토포스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韓 증시 도박장으로 변모” 비판
레버리지 수익률 종목별로 갈려
靑 상장폐지 가능성에 선 그어

최근 주요 외신들이 한국 증시를 향해 전례 없는 경고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촉발한 극심한 변동성을 두고 시장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9일 로이터통신은 한국 AI 관련 기업에 몰린 대규모 레버리지 자금이 한때 세계 경제의 척도로 여겨지던 증시를 규제당국과 투자자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특히 로이터 측은 “주식 시장이 규제당국과 투자자 모두를 혼란에 빠트리는 도박장으로 변모했다”라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하며 전례 없는 변동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로이터 측은 도쿄부터 뉴욕까지 이어진 변동성이 투자자 손실을 키운 것은 물론, 글로벌 AI 열풍의 중심에 선 한국 시장의 기초체력에 대한 인식마저 왜곡시켰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씨엘에스에이(CLSA)의 한 연구원은 “그동안 매수·매도 타이밍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던 장기적 시장 신뢰가 깨졌으며 현재 주가를 흔드는 주된 힘은 개별 종목 레버리지 펀드로의 급격한 자금 유입”이라고 짚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수익비율(PER)이 5 밑으로 떨어지는 등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으며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까지 겹쳐 하락폭을 키웠다”라고 전했다. 이는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순자산가치가 연초 대비 20배나 불어났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에 영향을 줄 만큼 큰 규모의 리밸런싱 자금 유입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아문디 아시아의 한 투자 책임자는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량이 기초 주식 평균 거래량의 4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는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비슷한 논조를 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절반을 차지하는 두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가 최근 몇 주 사이 최고점 대비 각각 40%, 34% 급락했다고 전하며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응책도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뒷북 조치에 그친다고 꼬집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다시 흔들릴 경우 변동성이 재차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 포인트로 거론됐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20일 오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가 나란히 반등했음에도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종목마다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는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상품들은 일제히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은 오히려 하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폭락장에서 발생한 ‘음의 괴리율’과 ETF 가격이 실제 가치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매매를 담당하는 LP(유동성공급자)들의 헤지 물량 청산이 겹치면서 본주 상승분이 ETF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지 못한 여파로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은 규모 면에서도 확인된다. 실제로 레버리지 ETF 16종의 시가총액은 지난 5월 말 4조 원대에서 한 달 만에 15조 원을 넘어섰다가 최근 조정을 거쳐 12조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급락 시 매도가, 급등 시 매수가 몰리는 구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면서 상품 출시 이후 ‘코스피 사이드카(주식 시장의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제도)’는 19차례 발동됐다. 이는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총 37차례의 사이드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어 ‘서킷브레이커’는 5차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 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한 투자자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 시간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시장 안정화 조치가 더 자주 시행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6일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광고 금지, 기본예탁금 3,000만 원 상향, 매매수량 단위 확대 등을 담은 보완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자금 쏠림 구조를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일각에서는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까지 거론됐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강하게 일축하고 있다.
실제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상품 규모가 이미 10조 원을 넘어선 만큼 상장폐지는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선을 그었고 상장폐지 대신 괴리율 관리 방식을 손질하는 방향의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국내 변수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업황으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2일 알파벳을 시작으로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설비투자 규모가 향후 반등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