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 규격 NACS
북미 표준으로 굳어진다
현대차그룹의 결정은?
요즘 완성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북미 표준화를 추진 중인 독자 충전기 규격 ‘NACS(North America Charging System)‘가 화제다. 포드를 필두로 GM까지 NACS에 따르기로 하면서 기존 CCS-1(DC 콤보)와의 표준화 논쟁이 뜨겁다.
최근에는 현대차도 NACS 채택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주목받는다. 지난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CCS-1을 표준으로 지정하며 글로벌 공용 규격이 굳어지는 듯했는데,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DC 콤보 대비 장점 많아
포드, GM은 도입하기로
포드와 GM이 도입하기로 한 NACS는 DC 콤보 대비 충전 포트가 훨씬 작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결제 카드를 사전에 등록해 두면 별다른 절차 없이 간편한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DC 콤보에서 종종 일어나는 차량과 충전기 간 통신 문제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테슬라는 그동안 자사의 슈퍼차저 충전기 관련 충전 데이터를 축적해 배터리 연구 개발에 활용하기도 했다.
포드와 GM은 변환 어댑터 등을 추가해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GM은 지난 9일 “이용 가능한 충전소 목록에 테슬라 슈퍼차저 1만 대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2025년부터는 포드와 GM 모두 전기차에 NACS 충전 포트를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철차가 완료되면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80%가 NACS 포트를 탑재하게 된다.
DC 콤보 결국 사라질까
한국도 대세에 따를 듯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도 NACS 규격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완성차 업계 외에도 압테라, EV GO 등 외부 업체, 초급속 충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SK 시그넷도 NACS 규격에 참여한다고 밝히며 결국 CCS-1 규격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CCS-1을 활용한 독자 충전 인프라를 2027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번 결정에 따라 계획을 급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표준 충전 규격으로 CCS-1이 채택된 배경을 참고하면 결국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업계도 NACS에 따를 확률이 높다. 유럽과 동일하게 220V를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CCS-2를 도입하는 것이 충전 속도나 전력 손실 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의 미국 시장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급속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2017년 CCS-1을 도입했다.
다른 선택지 없는 현대차
“테슬라와 협의해 보겠다”
한편 외신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가 NACS에 호환되도록 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대차는 800V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전기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테슬라는 500V 전압을 사용해 충전 속도 면에서 불리하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장 사장은 “충전 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는지 테슬라와 협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NACS를 도입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이로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앞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대차가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와중에 최신 충전 규격까지 따라가지 못하면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미 포드와 GM이 NACS를 도입하기로 노선을 굳힌 만큼 현대차그룹은 딱히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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