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뚫고 달린 테슬라
수리비가 2,800만 원?
황당한 사례 한둘 아니야
“물에 젖으면 큰일 나지 않나요?” 전기차 보급 초기에 흔히 있었던 오해다.
전기차가 생소했던 당시에는 폭우 등으로 수위가 높은 도로를 지나면 차량이 고장 나거나 감전될 수도 있다는 낭설이 돌았다. 하지만 전기차는 침수 상황에 대비한 전원 차단 시스템이 있어 감전될 일은 거의 없으며 수위가 바퀴 높이의 절반 이하라면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다.
다만 일부 가혹한 조건으로 인해 배터리나 전기 모터가 침수될 경우 그 수리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한 테슬라 오너가 악천후로 인해 배터리 팩이 침수됐으며 약 2,800만 원 상당의 수리 견적을 받았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은다.
갑자기 켜지지 않는 전원
배터리 교체 불가피하다고
스코틀랜드 매체 에든버러(Edinburgh)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 소유주 조니 바시갈루포(Johnny Bacigalupo)는 폭우가 내리던 날 차량을 운행했다가 이 같은 일을 겪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동안은 문제가 없었지만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차량의 전원이 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5시간의 기다림 끝에 해당 지역의 서비스센터로 차량을 견인할 수 있었으며,
그는 며칠 후 배터리가 침수돼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당초 배터리 팩의 침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그는 무려 1만 7,374파운드(약 2,857만 원)에 달하는 수리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보증 수리도 불가
테슬라 측 대응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그는 테슬라에 즉시 항의했다.
하지만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답은 스코틀랜드의 기후가 문제며 이 같은 고장 유형은 제조사의 8년 보증 수리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논쟁 끝에 테슬라 측은 해당 차주의 불만을 접수했으며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 고장으로 수천만 원의 수리비가 청구된 사례가 이전에도 여러 건 있었다.
외신 폭스비즈니스는 작년 캐나다의 한 테슬라 소유주가 배터리 고장으로 2만 6천 캐나다달러(약 2,562만 원)의 견적을 청구 받은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터무니없는 배터리 교체 비용
전기차 보급 지연 요인 될 수도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2019년 트위터를 통해 자사 차량의 배터리 팩 교체 비용으로 5천~7천 달러(약 677만~947만 원)가 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 조사 업체 J.D 파워는 그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올해 보고된 전기차 배터리 교체 비용은 최소 5천 달러에서 많게는 2만 달러(약 2,707만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유지 비용은 대체로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저렴하며 대다수 제조사가 넉넉한 기간과 주행 거리를 배터리 보증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와 같은 보증 수리 거부 사례가 이어진다면 소비자로 하여금 전기차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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