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3건의 사고
모두 60대 이상 연령대
고령 운전자 혐오 분위기
7월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현재 대한민국은 급발진 의심 사고에 가장 예민한 나라일 것이다. 일주일 사이에 서울에서만 ‘급발진 주장’ 교통사고가 연달아 3건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에는 시청역에서 역주행 차량이 9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총 16명의 사상자를 냈고, 3일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가 돌진해 3명이, 7일에는 용산구 이촌동에서 택시 사중 충돌로 2명이 다쳤다.
이들 모두 단순 사고가 아닌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를 주장했던 것뿐만 아니라 모두 60대 이상이라는 연령적 공통점도 지닌다. 모든 사고가 안타깝고 큰 사고지만 1일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건이 워낙 크게 일어난 사고이기에 이후 사건들과 더불어 시민들의 뇌리에 ‘급발진 주장’, ’60대 이상’이라는 키워드가 박혀 고령 운전자를 향한 비난의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10년간 데이터 확인
50대 이하도 사고 잦아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의외의 결과가 도출된다. 지난 10년간 정부 기관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 중 절반 이상이 50대 이하가 신고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10일 국회 국토 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10년 6개월간 접수된 ‘급발진 주장’ 사고 신고 건수는 총 456건이었다.
이 중 신고자의 연령이 확인된 건수는 396건이었다. 이 사례들을 연령대별로 구분해 보면 60대가 122건으로 30.8%를 차지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50대가 108건으로 27.3%로 뒤를 이었고, 신고자가 40대인 경우는 80건으로 20.2%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70대가 46건(11.6%), 30대가 30건(7.6%), 20대가 7건(1.8%), 80대가 3건(0.8%)으로 집계되었다.
비율 따져보니 반반?
사고보단 나이에 초점
한 달 동안 세 건의 큰 사고로 60대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심해져 “왜 급발진 의심 사고는 항상 고령층에서만 나오는가?”라는 인식이 있지만, 급발진 의심 사고는 50대 이하에서도 많이 발생한 것이다. 60대를 기준으로 나눠보면 60대 이상 고령층이 급발진을 의심해서 신고한 사례는 43.3%였고 50대 이하의 사례는 56.8%로 절반을 넘어가는 비율을 보여준다.
앞선 세 사건이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 ‘급발진 의심’ 사고이기에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쏠리게 된다. 물론 60대 이상 운전자들이 고령으로 인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인지 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앞선 사건들이 급발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연령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고령 운전자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절대적 수가 적어
객관적 자료인지는 의문
이에 대해 자동차 급발진연구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미래 자동차학부 교수는 “급발진 의심 사고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며 “이번 시청역 사고로 고령 운전자가 주로 일으키는 사고로 잘못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통계는 단순하게 연령에 따른 사고의 비중을 구한 값으로, 실제로는 60대 이상 운전자의 수가 50대 이하 운전자의 수보다 적을 것이므로 객관적 자료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네티즌들은 “나이 든 게 죄가 아니다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문제다“. “유튜브만 봐도 급발진 영상 많은데 한 건도 인정 안 된 게 신기하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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