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홀드 켰으니 괜찮겠지”
그러나 인도로 돌진한 벤츠
보행자 덮쳐 4명 부상 당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길거리에 멈춰있던 벤츠 전기차가 갑자기 돌진해 식당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2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1일 오후 5시 17분경 벤츠 전기차가 돌진해 식당 건물을 들이받고 보행자 4명을 치었다고 밝혔다. 부상을 입은 보행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자인 30대 여성은 사고 당시 오토 홀드 기능을 켜고 운전석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의문을 자아냈다. 오토 홀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지 않아도 차량을 정지 상태로 유지해 주는 편의 기능이다. 경찰은 A씨가 신발을 갈아 신다가 액셀 페달을 잘못 건드려 오토 홀드가 풀렸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에 있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과실 여부를 확인한 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편의 위한 기능이지만
부주의 시 대형 사고 내
오토 홀드 옵션은 신호 대기 구간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더라도 차량이 스스로 정지하는 기능이다. 가파른 오르막이나 언덕 등을 지나갈 때, 오토 홀드 버튼을 누르거나 켜둔 채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움직이지 않아 편리하다. 불안함을 이유로 쓰지 않는 차주들도 많지만, 한 번 써보니 굉장히 편리하여 이젠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운전자의 편리함을 위해 마련된 오토 홀드 옵션이 오히려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터널식 세차기 등에서 천천히 이동하는 도중 오토 홀드 기능이 활성화되면 바퀴 고정 레일을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잠시 정차하는 것을 돕는 기능이므로 주차에 활용하면 곤란하다. 지난 2021년 전남 순천에서는 한 어린이집의 교사가 원생을 마중 나오다 주차한 학부모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기도 했다.
미숙한 조작으로 인해
치명적인 사고 나기도
누리꾼들의 비슷한 반응도 속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몇 년 전 차를 바꿨는데 오토 홀드 기능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내가 활성화해놓은 줄 모르고 주차할 때 브레이크를 놓아도 차가 안 움직여서 당황했다”라며 “주차장에서 나갈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해야 하는데, 오토 홀드가 걸려 있으면 꼭 액셀을 눌러주면서 힘 조절을 해야 하니 불편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 노인 분들 급발진 주장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혹시? 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멈췄다가 출발할 때 오토 홀드라 액셀을 밟는다는 것이 조금 힘이 더 들어가고 갑작스레 차가 생각보다 빨리 나가 당황해서 브레이크와 액셀을 혼동하게 되는 것 아닐까”라며 우려했다.
제대로 알고 써야
진짜 편리한 기능
요즘 출시되는 신차에는 대부분 오토 홀드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오늘도 도로 위를 나서는 차주라면, 오토 홀드 기능을 이용하기 전에 꼭 주의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오토 홀드는 어디까지나 주차가 아닌 정차를 위한 기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및 변속기가 P(주차)에 위치할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 밖에도 운전석 문, 보닛, 트렁크가 열린 상태, 안전벨트 미착용 시에는 제한될 수 있음에 유의하자.
전술했듯 실제 오토 홀드 기능을 믿고 주차한 이들에 의해 가벼운 접촉 사고부터 목숨을 잃는 대형 사고가 매년 속출하고 있다. 대다수의 교통 전문가들도 “오토 홀드 기능이 도심 접촉 사고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대해 베테랑 운전자들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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