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평균 연비 규제
자동차 회사엔 공포의 대상
현대차도 위험한 상황이다
벌금 위기에 처한 현대차? 이게 과연 무슨 소리일까? 미국에는 ‘기업 평균 연비 규제(Coporate Average Fuel Economy, 이하 CAFE)가 존재한다. CAFE란 한 기업이 해당 연도에 생산하는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규제하는 정책으로, 차종별 연비와 판매 대수를 집계해 산출한다.
올해 기준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 중인 완성차 제조사는 평균 49.4mpg(약 21km/L)의 연비를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달성하지 못한 제조사에는 1mpg(약 0.43km/L)당 벌금 14달러(약 1만 7,857원)가 부과된다. GM과 스텔란티스는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 5일 각각 1억 2,820만 달러(약 1,635억 원), 2억 3,550만 달러(약 2,978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현대차 역시 이러한 벌금 폭탄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준치에 한참 못 미쳐
전기차 비중은 8.5%
작년 기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차종의 평균 연비는 현대차 42.6mpg(약 18.1km/L), 기아 40.3mpg(약 17.1km/L), 제네시스 21.6mpg(약 9.2km/L)였다.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5 및 EV6,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와 다양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평균 연비를 끌어올렸지만 아직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제네시스는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아 더욱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작년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147만 4,224대(현대차+제네시스 78만 675대, 기아 69만 3,549대)에 달한다. 하지만 여기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만 8천 대로 8.5%에 불과하다.
전기차 제조사에는 이득
테슬라 작년 2조 벌었다
아울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이 현지 시장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더욱 암울하다. 반면 테슬라는 평균 연비가 114.5mpg(약 48.7km/L)로 기준치를 두 배 이상 넘겼다. 따라서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 초과치인 65.1mpg에 해당하는 차량 배기가스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 작년에는 탄소 배출권 판매로 2조 2천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피스커 역시 차량 배기가스 배출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피스커는 루시드, 리비안과 함께 ‘넥스트 테슬라’로 꼽히는 전기차 제조사로, 작년 11월 자사 첫 모델 ‘오션’을 출시한 바 있다. 전기 SUV인 오션은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707km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의 예상 벌금은?
피할 방법은 사실상 하나
한편 현대차가 작년과 같은 양상을 유지한다면 어느 정도의 벌금을 부과받을까? 작년 미국 판매량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78만 675대, 기아는 69만 3,549대를 판매했다. 각 브랜드에 평균 연비 초과치를 대입하면 1억 7,926만 달러(약 2,285억 원)의 거액이 산출된다.
현대차그룹이 CAFE 제도 미준수에 따른 벌금을 피할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내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려 기준 이상의 평균 연비를 달성하는 방법이며 나머지 하나는 배기가스 배출권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현재로서는 후자가 유일한 선택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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