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기존 업자들 불만 이어져
소비자 반응은 이렇습니다
지난달 현대차 그룹이 인증 중고차 사업을 개시한 후 기존 중고차 업계의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와 기아는 연식 5년 이하, 누적 주행 거리 10만km 미만 매물만 취급하는데, 알짜 매물을 모두 대기업에 빼앗기게 생겼다는 이유다.
지난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작년 중고차 거래 대수 238만여 대 중 현대차 및 제네시스 브랜드가 38%를 차지했다. 내수 신차 시장 점유율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가 약 80%에 달하는 만큼 향후 중고차 시장을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자발적 점유율 제한에도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중고차 업자 A씨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상황이 안 좋은데 대기업이 진출하는 바람에 더 어려워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중고차 업자 B씨는 “현대차 중 저렴한 매물이나 카니발을 보러 오는 고객이 가장 많은데 이제 제조사가 직접 팔겠다고 하니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의 중고차 업자들도 “그나마 몇 안 되는 손님들이 카니발이나 그랜저 보러 오는데 큰일”,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라며 하소연했다. 이러한 우려는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제기됐고 현대차와 기아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권고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했다. 내년 4월까지는 현대차 2.9%, 기아 2.1% 이내의 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
환호성 터진 소비자들
불신 쌓일 대로 쌓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중고차 시장을 대기업이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그간 소비자와 판매 업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 문제는 중고차 업계의 고질병으로 지적돼 왔다. 사고나 침수 등의 정보를 온전히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허위 매물, 강매 등의 문제도 종종 발생해 빈축을 샀다.
이로 인해 중고차 직거래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매매 업자 없이 직거래로 판매된 중고차 비율은 54.7%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수치며, 미국이나 독일 등 해외 중고차 직거래 비율이 3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쌓일 대로 쌓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성의 목소리도 나와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한편 기존 중고차 업자들 사이에서 자정 활동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와 인터뷰한 중고차 업자 C씨는 “중고차 딜러들도 문제가 있다”라며 “매물을 팔 때 본인이 탈 차를 파는 것처럼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하는데 입발림으로만 장사하니 부정적인 인식이 쌓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현대차 독점까진 바라지 않지만 지금보다 점유율 쭉쭉 높여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현대 인증 중고차는 비싸서 일반 중고차 수요가 그렇게 줄진 않을 것 같음”. “다 너네가 선택한 거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소비자 등쳐먹는 악덕 업자들은 어떻게든 사라져야 함”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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