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 밟은 괴물 SUV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직접 타본 소감은 놀라웠다!
랜드로버 디펜더 마니아였던 제임스 레트클리프. 2015년 랜드로버에서 1세대 디펜더를 단종시킨 후 그는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다시 생산하길 바랬고, 랜드로버에 이를 여러번 요청했었지만 결국 거절 당했다. 결국 그는 직접 차를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이렇게 설립된 회사가 바로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다. 그리고 디펜더와 유사한 괴물 SUV 모델을 개발, 2021년 그레나디어라는 이름으로 이를 공개했다.
공개 이후 한국에서도 꽤 이슈를 일으켰다. 한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이네오스에서는 일찌감치 한국 출시를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처음 정식 공개를 했으며, 올해 초부터 정식 계약, 비교적 최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필자는 최근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를 경험할 기회가 생겨 시승을 해 보았는데,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최첨단 시대에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1세대 디펜더를 모티브로 한 차량 답게 그레나디어는 요즘 시대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날로그 감성을 많이 담고 있다. 각진 것과 더불어 올드한 디자인은 1900년대 중후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도어는 G바겐처럼 도어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 열며, 열고 닫을 때 느낌은 그야말로 날 것 그 자체였다.
실내 역시 투박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모습이다. 센터패시아에 디스플레이가 존재하지만 그 뿐이며, 요즘 신차들 답지 않게 물리 버튼이 큼지막하게 달려 있다. 심지어 몇몇 버튼들은 진짜 옛날 차들에서 볼 법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천장에는 오프로드 주행이나 레저 활동에 필요한 버튼들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요즘 경차에도 스마트키가 대중화되어 있는데, 이 차는 시동을 키를 꼽아 돌려서 건다. 아날로그 감성이 폭발한다.
주행 감성은
군용차에 가깝다
파워트레인은 BMW와 기술 협력으로 받아온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디젤 엔진도 있지만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았다. 최고 출력은 286마력, 최대 토크는 45.9kg.m을 발휘한다. 주행 성능은 좋지만 운전하는 느낌은 군용차에 가깝다. 오프로더를 타는 특성상 조향이 너무 휙휙대면 좋지 않다 보니 핸들을 돌릴 때 유격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며, 차가 무거운 편이다 보니 브레이크도 밀리는 편이다. 그래도 적응하는 데는 어렵지 않다.
전고가 상당히 높으면서 시트 포지션도 상당히 높다. 버스기사하고 눈높이가 비슷한 정도다. 그렇다 보니 군용차 중에서도 흔히들 말하는 두돈반, 육공트럭을 모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거기다가 그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비주얼이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연비의 경우 공차중량이 무거운데다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다 보니 좋지 않다. 공인 복합 연비가 5.5km/L라니 말 다했다.
사양이 별로라고?
이 차는 이렇게 타는 겁니다
최첨단 사양들이 많이 탑재된 요즘 차들과 비교하면 그레나디어는 최첨단 사양이 그다지 많이 적용된 차는 아니다. 센터 디스플레이가 있지만 여기에서 제공되는 기능들은 다른 차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그래도 후방 카메라, 폰 프로젝션, 주행 모드 설정과 같은 기능들은 존재한다.
그 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있지만 어댑티브 기능은 없으며, 열선 시트는 있지만 통풍 시트는 없다. 그러면서 가격은 1억이 넘는다. 그렇다 보니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돈씨’. ‘사양이 별로인데 왜 타냐?’라는 말을 듣기 딱 좋다. 하지만 이 차를 타본 필자는 이렇게 답할 수 있다. ‘이 차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차가 어디 있습니까?’. ‘오프로드는 그 누구보다 최강이며, 다른 차에 튜닝하는 것보다 그냥 이거 하나 사는게 나을 겁니다’라고. 실제로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꽤 많은 사람들이 계약했으며, 계약 이후 취소율도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한다. 계약자들 대부분 실제로 차량 출고까지 무사히 이어지는 편이라고. 그래서 지금 계약하면 생각보다 꽤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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