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자동차 구매 부담
신차 등록 11년 만에 최소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도
계속된 고금리 기조와 장기적 경제 불황으로 인해 자동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는 더욱 신차 구매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데, 한국 자동차 모빌리티 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120만 9,154대로 작년 동기 대비 8.7%나 감소했다. 이는 11년 만에 최소를 기록한 것이다.
경기 침체는 물론 전기차 캐즘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역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휘발유차의 등록 대수는 19.6% 감소했고, 경유차도 56.7%나 급감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만 5천 대나 등록이 덜 된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그나마 체면을 지켜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했으나 이는 6천 대 증가에 불과한 수치다.
대신 리스, 렌트 늘었다
차는 소유가 아닌 이용
경기가 좋은 시기면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신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신 급부상한 곳이 있는데, 바로 렌트와 리스 시장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자동차 금융 트랜드 변화’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리스 실적 중 운용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대비 44% 상승했다.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 역시 연평균 5%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차량은 소유의 개념보다는 이용의 개념으로 전환이 되었고, 가격 상승, 유지비 부담 등의 이유로 초기 투자 비용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는 렌트, 리스 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닌데, 올해 2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비중이 48.7%로 가장 크며, 벤츠, BMW 등 고급 전기차는 대부분 리스로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 렌탈 재계약 급증
중고 렌터카도 인기 상승
롯데렌탈에 따르면, 기존 계약을 연장하고나 재계약하는 고객의 비율이 전년 대비 세 배 넘게 급증했다고 한다. 또한 리스와 렌탈 시장이 커짐에 따라 다양한 상품도 등장하는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중고차 렌트’다. 중고차 렌트란, 렌터카 사업자가 직접 보유하고 관리하는 차량 중 장기계약이 끝나 반납된 차를 재상품화한 것이다.
그동안 신차를 사와 렌터카와 리스 차량으로 운용한 후 계약이 만료되면 중고가 된 차량을 대부분 경매를 통해 매각해 왔던 사업구조가 중고차를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한번 렌터카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빌릴 수 있고, 기업은 렌터카 운용 대수가 늘어나 서로 이득을 취한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빌린다
7, 9인승 넓은 차량 선호해
그렇다면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장기 렌터카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항상 높은 상위권에 존재하는 차량은 기아의 올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 현대 자동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팰리세이드, 아이오닉 5 등으로 한국 제조사의 차량이 인기가 있었다. 이는 이미 높은 신뢰성을 검증받았던 것에 따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7인승, 9인승 등 가족 단위의 이동이나 단체 여행에 용이한 차량들이 인기가 있었고,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차가 다수였다. 마지막으로 대략 4천만 원 정도의 출고가를 형성해 초기 자본이 부족한 이들이 차량을 소유하는 대신 사용의 편리함에 중점을 두고 장기 렌탈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고금리 부담으로 인해 신차 구매를 꺼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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