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 않는 우회전 교통사고
연평균 1만 8천건에 이르러
연이은 법 개정에도 ‘급증’
9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경 제주시 용담동 한 도로에서 외발형 전동휠을 타고 있던 60대 남성이 우회전하는 버스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남성은 얼굴과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버스의 우회전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본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나섰다.
유사한 사고로 지난달 9일, 아침 제주시 노형동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을 우회전하던 버스가 덮쳐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반복되는 우회전 교통사고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달희 의원은 11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보행자 사고 예방을 위해 교차로와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고 횡단보도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두 차례 교통법 개정
사고는 여전히 늘어
2022년 7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었다. 우회전 시 횡단보도 위에 보행자가 있거나, 건너려는 대기자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일시 정지를 해야 한다. 신호등이 없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면 보행자, 대기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반드시 멈춰 서야 한다.
이후 2023년 1월 규정이 한 차례 더 개정됨에 따라,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나설 때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그 횡단보도 및 교차로의 직전에서 정지해야 한다. 법 개정 이후에도 사고는 좀처럼 감소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달희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우회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 현황을 보면, 매년 1만 8천여 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오히려 주행 불편하다며
분통 터뜨리는 운전자들
2022년 7월에 야심 차게 도입한 보행자 보호 규정에도 불구하고, 2023년의 우회전 교통사고 건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2022년과 비슷한 건수로 계속해서 발생했다. 연도별 우회전 보행자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2023년 우회전 보행자 교통사고 건수는 4,130건으로 22년과 비교해 줄어들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더해 직진과 우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우측 차선에서 보행자 보호 등을 이유로 우회전 차량이 정차해 있는 경우, 직진 차량은 통행이 불가능해 차선을 변경 후 이동하려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일부 운전자들은 개정된 법에 불만을 가지기도 하는 실정이다.
우회전 교통사고 ‘골머리’
횡단보도 이격으로 해결?
이 의원은 “최근 성수역 인근에서는 우회전 교통사고 발생을 예방하고자 횡단보도를 10m 정도 우측으로 옮겼다“라며 “교차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경우 교차로의 가장자리로부터 충분히 이격거리를 둘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 이는 보행자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의원은 “교차로와 횡단보도 간 충분한 이격거리 확보 시 운전자의 시야가 원활히 확보되고, 우회전 차량이 여유롭게 앞쪽으로 나서 정차할 수 있기 때문에, 직진과 우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우측 차선에서 직진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다. 교통 흐름이 지금보다 훨씬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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