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경차 주차 논란
끝까지 밀어 넣으면 민폐?
곳곳에서 논쟁 뜨겁다고
경차 오너들은 서럽다. 어딜 가든 묘하게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합류 구간에서조차 경차만 보면 득달같이 막는 차를 쉽게 볼 수 있으며, 똑같이 운전해도 유독 경차를 탈 때 경적을 많이 듣는다고. 이는 기분 탓이 아니다. 경차를 며칠이라도 타본 이들 역시 공감하며, 경차를 세컨카로 소유한 이들은 이러한 사회 풍조에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요즘은 주차장에서조차 경차의 수난이 이어진다. 경차 전용 칸이 아닌 일반 칸에 주차했다는 이유로 쪽지를 남긴 경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주차 칸 내에서의 차량 위치에 대해서도 논쟁이 펼쳐지는 지경까지 왔다. 얼마 전 한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에 올라온 대화 내용을 살펴보자.
한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이 문제로 공론화까지 시도
최근 경차 주차 위치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 아파트 단톡방 캡처 사진이 화제다. 발단은 입주민 A씨의 불평이었다. A씨는 어느 날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각 두 장의 사진과 함께 “경차 앞으로 좀 뺍시다”라며 경차 차주를 지적했다. 사진 속의 경차는 주차 칸 안에 최대한 밀어 넣은 상태로 전방에 여유 공간이 남아 있었다.
해당 경차 차주로 추정되는 다른 입주민 B씨는 “경차를 뒤로 붙이는 게 잘못된 거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A씨는 “안 보이지 않냐”며 “기다릴 테니 내려와서 보시라”고 말했다. B씨는 굳이 늦은 시간에 A씨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없었고 나머지 입주민들 중에서도 A씨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은 없었다.
해당 논란과 밀접한 ‘스토퍼’
닿을 때까지 들어가는 게 정석
A씨가 계속 주장을 굽히지 않자 다른 입주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들은 “경차 뒤로 넣은 게 뭐가 문제냐”. “경차는 앞 선까지 맞추면서 주차해야 하냐”. “어이가 없네”. “자리가 있는 줄 알고 갔더니 차량이 있어서 약 오른 거냐”며 답을 남겼지만, 이미 A씨가 단톡방을 나간 뒤였다.
이러한 논란은 대부분 주차장에 설치돼 있는 ‘스토퍼’와 관련이 있다. 스토퍼는 주차 차량이 구획을 벗어나 다른 자리를 침범하거나 접촉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설비다. 차종 불문하고 스토퍼에 타이어가 닿을 때까지 들어가는 것이 정석으로 통하는데, 경차는 전장이 짧아서 전방 공간이 꽤 남게 된다. 이로 인해 주차장 통로에서 보면 해당 자리가 공석처럼 보일 수 있다.
“배려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도움 된다는 의견도
하지만 이내 빈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허탈감을 느끼는 경우는 대부분 운전자가 경험해 봤을 것이다.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크게 “희망 고문 방지 차원에서 앞선에 맞춰 주차하라”는 주장과 “배려는 의무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맛에 경차 탄다”. “도로에서 무시당한 경차 오너들의 소심한 복수라는데”. “은밀한 취미 생활인데 이제 알았음?”과 같은 독특한 반응도 확인된다. 혹자는 “옆자리에 주차하는 입장에서는 경차가 끝까지 들어가 줘야 드나들기 편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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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빈자리 인줄 알고 앗싸 했다가 쑥 들어간 경차 한번쯤은 그런경험 하지 않나요? ㅋ ㅋ 그래도 경차 차주한데 그걸 따지는건 선 넘은거지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