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저격” 난리 난 포드 전기 픽업트럭, 결국 눈물의 할인 시작

자동차 산업 대격변의 시기
전기차 가격 인하 시작됐다
무려 천만 원 이상 내리기도

현재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대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에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과도기적인 현상도 종종 벌어지는데, 급격한 가격 변동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전기차는 원자재 가격, 생산량 등의 이유로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20~30%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가격이 조금씩 안정화되며 동일한 전기차 모델 시작 가격이 수백만 원씩 떨어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포드는 최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1천만 원 이상 내려 화제를 모은다.

포드 F-150 라이트닝
세제 혜택 확대까지

지난 17일 카앤드라이버, 로드앤트랙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생산 라인 가동률 개선,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트림에 따라 가격 인하 폭이 최대 16.6%에 달하는데, 엔트리 트림인 프로는 5만 9,974달러(약 7,641만 원)에서 4만 9,995달러(약 6,369만 원)로 1만 달러(약 1,274만 원)가량 떨어졌다.

최상위 트림인 플래티넘 익스텐디드 레인지는 9만 8,074달러(약 1억 2,495만 원)에서 9만 1,995달러(약 1억 1,720만 원)로 내려 6,079달러(약 744만 원)의 하락 폭을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8만 달러 이하 가격에 판매되는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최대 7,500달러(약 956만 원)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상위 트림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트림의 시작 가격이 모두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만큼 대부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가격 급히 인하한 이유
사이버트럭 의식했나?

한편 업계에서는 포드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 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을 내놓았다. 현재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급 과잉, 고금리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전기차 재고가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일부 딜러사에서 90일 이상 판매되지 않은 전기차가 증가하고 있으며 포드 딜러는 전기차 신규 할당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는 작년 사이버트럭의 시작 가격을 5만 달러(약 6,365만 원) 이하로 목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얼마 전 사이버트럭 첫 양산 차량이 공개되면서 F-150 라이트닝 계약 고객 중 사이버트럭으로 넘어간 고객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가격 차이로 인한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사이버트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여전히 밝은 전망
국내 출시도 기대

그럼에도 F-150 라이트닝은 북미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유지 중이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 대비 281% 증가했으며 포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3배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드는 테슬라가 주도하는 NACS 충전 규격 표준화에 합류하기로 했다. 따라서 F-150 라이트닝 운전자도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만큼 판매량은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공도 테스트용으로 추정되는 F-150 라이트닝이 여러 번 포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포드코리아는 이에 관한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중장기적으로 해당 모델이 국내에도 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F-150 라이트닝에는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배터리 팩이 탑재되는 만큼 향후 국내에서 배터리 제조국에 따른 보조금 차등 지급 방침을 도입하더라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