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걸러야겠다” 중국산 배터리 쓰는 수입 전기차, 싹 정리해 보니

벤츠가 쏴 올린 거대한 공
배터리 제조사 공개 물결
중국산 쓰는 수입차 정리

지난 1일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의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전기차 포비아가 만연해지며 애꿎은 전기차 소유주들이 곤란을 겪는가 하면 각 전기차 배터리의 제조사명 공개를 요구하는 여론도 높아진다.

이에 현대차, 기아를 시작으로 완성차 제조사들이 자사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급사 목록을 하나둘씩 공개하기 시작했다. 막상 이번 사태의 중심인 벤츠는 처음에는 영업 비밀을 이유로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한동안 거부했으나 결국 지난 13일 손을 들었다. 소비자들이 특히 염려하는 것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다. 현재 판매 중인 수입 전기차 중 중국산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BMW는 3개 모델 사용
모두 1위 업체인 CATL

최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자사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제조사 현황을 공개했다. 현재 판매 중인 BMW 전기차는 6종, 세부 트림까지 포함하면 11종에 이른다. 먼저 i3(단종), i4와 i5, i7 전 트림, 그리고 iX x드라이브 50 및 M60에는 삼성SDI에서 공급받은 배터리가 적용된다.

반면, iX 중에서 현재는 단종된 x드라이브40, 그리고 소형 SUV인 iX1과 준중형 SUV iX3에는 중국 CATL사 배터리가 탑재된다. CATL은 중국 배터리 업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업체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레이 EV와 니로 EV 등 일부 국산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폴스타 4
향후 변경될 가능성도

전기차 라인업이 C40 리차지, XC40 리차지로 2개뿐인 볼보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볼보에서 분리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출범 당시부터 배터리 제조사를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 얼마 전까지 유일한 판매 모델이었던 폴스타 2는 볼보와 마찬가지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신차 폴스타 4는 CATL 배터리를 사용한다. 다만 해당 모델은 한 가지 변수가 있다. 이번 내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폴스타 측은 국산 배터리 비중 확대를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어떤 업체가 공급하게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향후 출시될 폴스타 5는 SK온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논란의 중심인 벤츠
‘패러시스’ 조심해야

이번 사태의 시작인 벤츠는 어떨까? 일부 모델에만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대부분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다. EQA(2021~2022년형 제외), EQB, EQC 등 엔트리급 모델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EQE, EQS 등 상위 모델은 모두 중국산 배터리만 사용해 왔다.

그나마 CATL 배터리만 사용하는 EQS SUV 및 마이바흐 EQS SUV는 걱정이 덜하다. EQE 중 EQE 300, EQE 350 4매틱 SUV를 제외한 전 트림에 중국 패러시스 사 배터리가 탑재된다. 플래그십 모델인 EQS도 엔트리 트림인 EQS 350은 패러시스 배터리를 사용한다. 패러시스는 이번 청라 전기차 아파트 화재를 일으킨 EQE 차량의 배터리 공급사로, 중국 내 배터리 업계 점유율 1% 미만의 무명 업체다. 이전에도 동일 모델이 미국에서 화재를 일으켜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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