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 EUV 공장 사진 유출
중국차에 쉐보레 로고 부착
과연 안전성은 어떨지 의문
우리의 마음 속에 언제나 살아있는 차가 있다. 옛 대우의 마티즈이자 한국GM 쉐보레 스파크일 것이다. 비록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한 때는 뭇 초보 운전자의 사랑도 받았으며 국산차에서 보기 힘든 유채색을 강조해 한국 도로를 한층 더 컬러풀하게 만들어주던 경차였다. 그런데 단종된 스파크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공장에서 찍힌 사진이 유출되었다. 외관을 살펴보니 어디선가 익숙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중국에서 개발된 차량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차량은 GM과 상하이의 합작 법인인 바오준의 Yep Plus라는 모델을 배지 엔지니어링 한 것이다. 스파크가 전기차로 다시 태어난 것 자체는 환영이지만 역시 첫 번째 문제는 가격, 두 번째 문제는 품질이다. 아무래도 중국 설계 기반의 차라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스파크는 안전하지 않다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경차다.
본래 GM이 자주 했던 일
라노스를 기억하십니까?
배지 엔지니어링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략적으로 특정 차종을 시장에 진출시킬 때 유리한 브랜드로 변경하여 출시하는 것이다. 본래 여러 브랜드를 산하에 두었던 GM이 자주 사용했던 방법이다. 물론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대표적으로는 매그너스와 토스카 같은 중형차부터 젠트라, 라세티와 같은 차들도 대우차에서 개발하곤 타 국가에는 스즈키, 쉐보레, 홀덴, 라본등의 브랜드로 팔려나간 전적이 있다.
가장 오랜 기간 생산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라노스라고 본다. 라노스는 90년대 후반 대우차에서 개발하여 출시한 소형차로, 당시 대우차의 중형차였던 레간자와 패밀리룩을 이뤄 소형차답지 않게 꽤 다부지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했는데, 내수 시장에서는 2003년경 칼로스에 배턴을 넘겨주고 단종되었으나 일부 개도국에선 2010년대까지도 신차로 생산 및 판매되었다. 아마도 이번에 유출된 스파크 EUV도 개도국 시장을 위한 배지 엔지니어링으로 보인다.
1,800만 원대에서 시작
2,000만 원대까지 포진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바오준의 Yep Plus라는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되는데, 판매가를 한화로 환산했을 시 기본 1,898만 원부터 최고 2,100만 원의 가격대에 포진되어 있다. 전기차인 것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비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2022년 당시 스파크의 가격표를 살펴보면 최고급 트림인 마이핏의 경우 1,487만 원인 점을 봤을 때 상대적으로 비싸졌다고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산이다.
1회 완충 시 400km가량 주행을 할 수 있고, 100마력을 내는 모터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만 본다면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과 비교되는데, 이는 국가별 전기차 주행거리 측정 조건이 달라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스파크 EUV가 국내에 출시한다는 소식을 아직 접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1회 완충 주행거리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마티즈의 역사는 아까운 마음
당시 시장 석권한 경차
기업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무조건 반기를 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대부분은 마티즈에 가진 추억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면허 따고 처음 산 차 또는 엄마의 마트용 자동차, 밴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소규모의 짐을 싣고 다닐 수 있는 수완 좋은 사업 파트너. 나라가 어려운 시절에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다르게 마지막 단종 시는 미미한 판매량을 보여준 것도 아쉽다.
초대 마티즈가 출시될 당시엔 현대차의 아토스와 경쟁에서 압도했고, 그 이후 아토스의 인도 수출형 상트로를 기반으로 한 기아의 비스토까지 합세했어도 상대가 안 될 정도였다. 그러다 경차 규격이 변경되고 기아에서 모닝과 레이로 응수하며 시장에서 서서히 밀려난 작은 영웅이었다. 현재는 트레일 블레이저가 그 포지션을 이어받은 상황이라 당장 스파크가 부활한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위풍당당하게 다시 등장해 현대차그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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