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더 뉴 토레스 시승기
한계까지 몰아붙여 봤더니
장단점 극명하게 드러났다
쌍용차 시절 위기의 회사를 살린 자동차로 평가되는 토레스.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해당 모델은 정통 스타일의 SUV, 가성비 신차를 원하던 소비자들을 겨냥했고, 한때 내수 월 판매량 2위에도 오르는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토레스 개발에 충분한 시간과 재원을 투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에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긴 했으나 작년 5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어느 정도 개선을 거쳤다. 실내 디자인과 편의 사양이 대폭 개선됐지만 주행 성능에 대해선 여전히 반응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고속 주행 안정감이 불안하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정말일까? 최근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토레스를 깊이 있게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나쁘지 않은 스펙 시트
힘이 부족할 일은 없다
시승차는 더 뉴 토레스 T7 트림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제외한 풀옵션 사양이다. 토레스의 파워트레인 스펙을 짚어보자면 1.5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28.6kgf.m를 내며,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가 동력을 전달한다. 공차 중량은 2WD 기준 1,520kg이다.
수치상 성능이 그렇게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1,500rpm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세팅 덕에 어느 구간에서든 힘을 충분히 뽑아 쓸 수 있었다. 일상적인 엔진 회전대에서는 질감이나 소음이 거칠지 않았으며, 고회전대에서의 파워트레인 소음 유입도 예상보다 작았다. 하지만 1열 차음 유리가 적용된 T7 트림임에도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꽤 거슬렸다.
다소 아쉬운 수동 변속 모드
고속 안정감 이 정도면 괜찮아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는 내구성 측면에서는 완벽한 선택지다. 하지만 주행감, 조작감은 아쉬움이 남는다. 수동 변속 모드가 얼마 유지되지 못하고 해제된다는 점, 엔진 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쓸 수 없는 변속 허용 범위 세팅은 답답함을 준다. 출발 시 가속 페달을 ‘매우 천천히, 부드럽게’ 밟지 않으면 가볍게 울컥이는 현상 역시 남아 있다. 하지만 6단임에도 시내, 고속 모두 1,300~2,000rpm에서 커버되는 기어비 세팅은 만족스럽다.
승차감은 운전자 나름이다. SUV 특유의 여유로운 서스펜션 스트로크 덕에 어지간한 요철은 속도 조절만 잘하면 별다른 불쾌감 없이 통과할 수 있다. 다만 요철 통과 직후 은근히 길게 이어지는 여진은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고속 안정감에 대해 유독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는데, 결국 적응의 문제다. 110km/h 내외에서도 차체가 뜨는 느낌 없이 노면을 잘 움켜잡는다. 제한 속도를 한참 벗어난 영역이 아니라면 문제 삼을 수준은 아니다.
코너링, 브레이킹은 아쉬워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시승차는 토레스 전 사양 중 가장 큰 20인치 휠과 245/45R 20 타이어가 적용됐다. 나름 접지 면적이 널찍하지만 코너링, 제동력 측면에서는 기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줬다. 하중을 잘 싣고 짧은 휠베이스를 활용하면 나름 경쾌하게 돌아 나가지만 영하를 넘나들던 당시의 기온을 고려해도 코너링 한계 속도가 꽤 낮았다. 물론 달리라고 만든 차가 아닌 만큼 얌전히 주행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브레이크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완전히 배제하고 보더라도 강화가 필요하다. 당장 사진상으로 확인되는 휠과 브레이크 로터 크기의 괴리감만 해도 상당하다. 제동력 자체는 평균 수준이지만 용량이 작은 만큼 몇 번의 강한 브레이킹이 누적되면 쉽게 지친다. 그럼에도 차급과 가격을 고려하면 이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운전을 즐기는 이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으나 합리적인 가격의 패밀리카를 찾는다면 감히 추천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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