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없는 쿠페형 전기 SUV
아우디 Q8 스포트백 e-tron
달리기도 외모만큼 수준급
아우디 Q8 e-tron, 그중에서도 스포트백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하는 전기차다. 요즘 대세인 쿠페형 SUV 가운데 전기차인 모델은 동급에서 테슬라 모델 X뿐이다. Q8 스포트백 e-tron은 가격대, 체급 모두 모델 X와 비슷하지만, 성향은 완전히 달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Q8 스포트백 e-tron은 준대형 SUV지만 쿠페형에 전기차인 만큼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 코오롱아우토 아우디 하남 전시장의 지원으로 Q8 스포트백 55 e-tron 콰트로를 시승했다. 도심과 와인딩 로드, 고속도로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한 결과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우루스와 뿌리 공유한다
차고 넘치는 스펙 숫자들
Q8 스포트백 e-tron은 내연기관, 전기차 겸용으로 개발된 폭스바겐그룹 MLB 플랫폼 기반이다. 따져보면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와 뿌리를 공유하는 셈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15mm, 전폭 1,935mm, 전고 1,640mm, 휠베이스 2,928mm 덩치가 상당하며, 공차 중량은 2,670kg에 달한다. 하지만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 덕에 실물이 둔해 보이지는 않는다.
Q8 스포트백 55 e-tron 콰트로의 파워트레인은 합산 총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7.71kgf.m의 듀얼 모터와 삼성 SDI의 114kWh 리튬 이온 배터리 조합이다. 상당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0~100km/h 가속을 5.6초에 끊으며, 최고 속도는 200km/h에서 제한된다. 1회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상온 기준 복합 351km다. 도심, 고속은 각각 349km, 354km로 차이가 크지 않다.
미래 감성 넘치는 가상 사운드
바운더리 넓은 에어 서스펜션
바닥에 배터리가 깔리는 전기차인 만큼 탑승 위치는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시트 높이를 최저로 조정하면 나름 스포티한 자세가 나온다. 시트 조정 범위에는 등받이 기울기, 좌판 전후 높낮이 및 전후 위치, 4방향 럼버서포트, 헤드레스트 높이, 거리가 포함된다. 사이드 볼스터 조정이 불가하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고성능 모델이 아닌 만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주행 성능은 해당 기능의 공백을 여실히 느낄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주행을 시작했을 때의 첫인상은 ‘경쾌함’이었다. 준대형급 덩치와 2.6톤을 넘기는 무게에도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차량을 가볍게 움직여 준다. 저속에서 들려오는 가상 사운드에는 아우디 전기차 특유의 미래적 감성과 스포티한 음색이 잘 담겨 있다. 기본 사양인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 상황에 따라 76mm 범위에서 차고를 조정해 준다. 설정에 따라 낮은 자세와 단단한 댐핑, 컴포트한 승차감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다. 과속 방지턱 같은 요철을 지날 땐 적당한 탄성이 느껴질 뿐 불쾌한 충격이 전달되지는 않았다.
2.6톤 맞나 의심될 핸들링
토크 벡터링 체감 확실해
먼저 와인딩 로드에서 페이스를 조금씩 올려 나갔다. 변속 레인지를 D에서 S로 전환하자 동력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낼 수 있는 부스트 기능이 활성화됐다. S 레인지에서는 최대 가속 시 등을 밀치는 듯한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이 한층 짜릿해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 감각이 민감해지지만, 원하는 대로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기대 이상이었던 부분은 접지력이다. 시승차에 장착된 타이어는 브릿지스톤 알렌자 001로 여름용 타이어다. 게다가 당시 기온은 3.5도로 좋은 그립이 나올 수가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거동은 차체 중량을 숫자에 불과하게 만들 정도로 날렵했다. 다소 과감한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도 노면을 진득하게 붙들었으며, 탈출 가속 시에도 언더스티어까지의 한계점이 꽤 높았다. 각 구동륜의 토크 분배를 밀리초 단위로 해내는 전자식 콰트로 시스템, 그리고 255/50R20의 널찍한 타이어 면적 덕분이다.
똑똑한 회생 제동 시스템
주행 보조 기능 수준은?
100km/h대의 고속 주행에서는 속도 대비 안정감이 상당하다. 고중량 배터리를 바닥에 두면서 무게 중심이 낮게 깔린 덕이다. 제동감은 회생 제동과 일반 제동의 경계가 나름 명확한 편이다. 회생 제동 강도는 세 단계로 나뉘며, 최고 단계의 제동력이 꽤 강력하다. 자동 모드에서는 차간 거리에 따라 회생 제동 강도를 알아서 조절하는데,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다. 강한 제동 시에는 전륜 6 피스톤 캘리퍼와 대용량 로터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혼잡한 도심에서는 첨단 사양의 덕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지, 재출발을 지원하며, 차로 유지 기능도 기본이다. 차로 중앙을 꽤 안정적으로 잡고 가며, 차선이 없는 곳에서는 전방 차량의 궤적을 곧잘 따라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 거리를 최소 단계로 설정해도 간격을 어느 정도 벌리는 편이다. 주행 후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곧 이 차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시승 지원 : 코오롱아우토 아우디 하남전시장
담당 딜러 : 조정환 팀장 / 010-9098-8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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