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30e 스포츠 주행 편
친환경차 같지 않은 주행 감각
고급감과 스포티함 둘 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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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모터스 의정부 전시장의 지원으로 BMW 530e를 시승했다. 저번엔 주행 감각과 실내를 간략하게 살펴봤다면, 이번엔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우선 530e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패들 쉬프트를 통해 기어를 내리자, 사뭇 달라진 음색의 배기음부터 들려와 이 차가 과연 친환경 자동차가 맞는지 잠시 의심하기에 바빴다. 심지어 520i에 적용된 것과 같은 직렬 4기통 B48 형식의 엔진인데도, 그 특성은 완전히 달랐다.
공식 스펙부터 살펴보자.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B48 유닛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299마력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해당 차량의 순발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제로백은 6.4초로, 페이퍼 스펙만으로도 이 차가 그저 흔하고 지루한 친환경 차임은 아닌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실제로 스포츠 주행에서 530e가 보여준 움직임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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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배분의 BMW
착 달라붙는 트랙션
BMW는 전 후륜 무게 배분을 잘 세팅하기로 유명해, 주행 감각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1,835kg의 공차중량을 가진 일반 내연기관 520i 대비 320kg가량 무거워져 거동이 둔하지 않을까 의심했던 마음이 무색할 정도로 거동이 뛰어났다. 세그먼트를 아득히 뛰어넘는 회두성과 묵묵히 따라오는 리어는 코너링에서 운전자에게 든든한 신뢰감을 주었고, 520i 대비 늘어난 출력은 코너 탈출 가속 역시 경쾌하게 이끌었다.
530e에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후륜조향)이 적용되어 깊은 코너를 공략해도 스키드음도 별로 나지 않을 정도로 트랙션을 놓치지 않는다.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조차 달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액티브 롤 스테빌라이저는 코너에서의 롤을 일정 수준 이상 허용하지 않아 좌/우측 구동력 차이를 크게 만들지 않는다. 이는 마치 정교한 세팅의 LSD가 적용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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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은 2열
BMW 530e의 프런트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 타입이 장착되고 리어 서스펜션은 멀티 링크 기반의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것이 특징인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스포츠 주행을 하고 있지만 2열에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순정 타이어의 사이즈는 전륜 단면 폭 245, 편평비 40의 20인치와 후륜 단면 폭 275, 편평비 35의 20인치 타이어가 장착되는데, 그리 높지 않은 편평비이자 높은 인치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승차감을 구현해 내는 능력이 놀라웠다.
이는 실시간 차고 감지 센서의 역할도 큰 것으로 느낀 대목이었다. 차체의 하중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될 때 거동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530e의 감지 센서 덕에 하중이 어느 한 차축에 치우치지 않아 1열은 재밌고 2열은 편안한 승차감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는 되려 저중심에 도움을 줘 운전자가 차의 거동을 더욱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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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브레이크
흔들리지 않는 답력
브레이킹은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가속보다 중요한 영역이다.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장착되어 M 스포츠 브레이크 역시 적용되었는데, 이는 다운힐에서 스포츠 주행 시 매우 안정적인 제동력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초반에 답력이 몰려있는 세팅이 아닌 리니어하게 답력이 올라가는 브레이크 특성상, 큰 요령 없이 브레이킹을 해도 2톤이 넘는 차체를 날렵하게 거동시킬 수 있었다.
또한, 차체가 무거울수록 브레이크의 피로도는 급격하게 올라가 종국에는 스펀지 현상 또는 페이드 아웃 현상이 벌어지는 때가 잦은데, 530e 특유의 회생제동과 M 스포츠 브레이크가 합쳐져 브레이크의 피로도를 낮춘 덕분인지, 다운힐을 공략하는 도중과 그 직후에도 일정한 답력과 제동력을 자랑한다. 급격한 제동에도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는 차체의 균형은 감탄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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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체결 이뤄지는 변속기
ZF 4세대 8단 미션 적용
미션의 내구성이 약한 차라면, 가혹한 주행을 하고 난 이후에 변속 반응이 느리거나 심할 경우 동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슬립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530e는 다운힐을 공략한 직후, 한산한 도로에서 예고 없는 급가속을 해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차체를 움직인다. 이는 모터가 동력을 보조, 빠른 리스폰스를 보이는 엔진과 정확한 체결 감각을 자랑하는 변속기의 역할도 크다.
실제로 다운힐을 공략하며 킥 다운을 진행했을 때 역시 운전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바로 기어를 내리며, 격한 운전을 꽤 오래 했음에도 처음과 같은 변속을 자랑한다. G60 530e에는 ZF의 4세대 8단 하이브리드 미션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전작인 G30 530e의 것을 한참 뛰어넘는다. 이미 변속기의 다단화로 10단에 달하는 변속기도 적용된 차종이 있지만, 오히려 가속 또는 감속 상황에서 허우적대기에 바쁘다. 반면 530e는 정확히 운전자가 생각한 변속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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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휠베이스 가졌지만
이 정도면 재미도 있는 차
BMW 530e는 사실 휠베이스나 전장이 짧은 차종이 절대 아니다. 전장은 무려 5,060mm에 달하고 휠베이스는 2,995mm에 달해 3미터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휠베이스가 길면 2열은 안락하겠지만 차의 운동 성능은 급격이 떨어지기 마련인데도, 530e가 보여준 거동은 마치 4,800mm대의 전장과 2,800mm대의 휠베이스를 가지고 차체를 매우 경쾌하게 세팅한 차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530e를 시승하며 상반된 매력을 두 시승기에 나눠 담아봤다. 530e는 평일엔 전기로 출퇴근하며 유류비까지 아껴주는 고급 세단으로, 주말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스포츠 드라이빙도 가능한 스포츠 세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상반된 매력을 뽐낸다. 이런 530e의 베이스 모델은 8,810만 원,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은 9,110만 원이다. 출고 기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지금 바로 전시장에 문의한다면, 머지않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세단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것 역시 장점이다.
시승 지원: 코오롱모터스 의정부 전시장
전시장 주소: 경기 의정부시 동일로 198
담당 직원: 염승원 대리 / 010-3213-8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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