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랜저 못 이기는 K8
하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다고
그랜저보다 나은 점 살펴보니
국산 준대형 세단 하면 떠오르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 K8. 지난 40년 가까운 세월 그랜저에 도전장을 던진 경쟁자는 많았지만, 유효타를 먹인 사례는 거의 없었다. 현재 유일한 경쟁 모델 K8은 K7의 체급과 상품성을 한 단계 키운다는 의미로 이름까지 바꿨음에도 그랜저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8월 출시된 K8 페이스리프트는 어딘가 다르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여전히 그랜저의 절반 수준이지만, 상품성 측면에서 마침내 균형이 이뤄졌다. K8이 그랜저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들을 짚어봤다. 그랜저를 사기엔 예산이 부담스럽거나 옵션 욕심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일 것으로 보인다.
더 높은 전기 모터 출력
연비, 성능까지 일석이조
K8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2.5L 가솔린과 3.5L 가솔린 및 LPG, 하이브리드 등 네 종류로 그랜저와 동일하다. 가솔린과 LPG 사양의 경우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 등 동력 성능까지 사실상 같다. 그나마 3.5L 가솔린 사양의 최대 토크가 그랜저보다 높긴 하지만 고작 0.1kgf.m 차이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다만,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둘 사이에서 유의미한 격차가 나타난다.
두 하이브리드 사양의 엔진 출력과 토크는 모두 동일하지만, 전기 모터 최고 출력은 K8이 64.9마력으로 그랜저(60.1마력)보다 높다. 이는 합산 출력 측면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며, 연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전기 모터 출력이 높을수록 엔진 개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복합 연비를 비교해 보니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5.7~18.0km/L, K8 하이브리드는 16.1~18.1km/L로 나타났다.
좀 더 풍부한 편의/안전 사양
운전석 통풍이 전 트림 기본
기본 사양의 가성비도 그랜저보다 우위에 있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신기능 추가는 물론 선호 사양이 대거 기본화된 덕분이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사양의 경우 엔트리 트림인 노블레스 라이트에도 운전석 통풍 시트,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가 적용된다. LPG 사양에서는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가 상위 트림에만 들어가지만, 운전석 통풍 시트는 여전히 전 트림 기본이다.
특히 통풍 시트는 여름 날씨가 고온다습한 국내에서 필수인 만큼 운전석만이라도 기본 적용된다는 점은 반갑다. 아울러 안전 사양도 그랜저보다 앞선 부분이 있다. 그랜저의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은 차량과 보행자, 자전거 탑승자, 교차로 대향차를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K8은 해당 감지 범위에 정면 대향차도 포함돼 있다. 그랜저에서 같은 기능을 쓰려면 스마트센스 옵션을 추가하거나 상위 트림을 골라야 한다.
그랜저 역전한 차체 크기
가격은 여전히 저렴하다
현행 7세대 그랜저 출시 후 2년 뒤에 K8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쳤기에 신차 효과도 유효하다. 특히 이번 신차는 전면부 디자인이 풀체인지급으로 달라진 만큼 꽤 오랫동안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차체 크기도 커졌다. 전폭과 전고는 동일하지만 전장이 5,050mm로 길어지며 그랜저를 15mm 차이로 역전했다. 특별한 장점으로 보긴 어렵지만 준대형급에서 덩치가 가지는 의미는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가격은 여전히 그랜저보다 저렴하다. 파워트레인별 시작 가격을 살펴보면 2.5L 가솔린 3,736만 원, 3.5L 가솔린 4,048만 원, 3.5L LPG 3,782만 원, 하이브리드 4,229만 원(세제 혜택 적용 기준)이다. 3.5L 가솔린 사양만 그랜저보다 35만 원 비쌀 뿐 나머지 사양은 그 이상의 격차를 벌린다. 특히 LPG 사양은 134만 원이나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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