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공들이는 벤츠
2조 원 규모 투자 유치한다
현지 전략 모델 확대하기로
최근 국내에서 여론이 유독 부정적인 메르세데스 벤츠.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벤츠 EQE 전기차로 인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후 벤츠 측의 대응은 열혈팬들마저 실망감에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당초 해당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 1위 업체 CATL의 배터리 대신 무명 업체 패러시스 배터리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커졌고, 결국 배터리 실명제 법제화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직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벤츠의 최근 행보가 주목받는다. 중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는 소식인데, 무려 작년 한국 시장에서 세운 매출의 1/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반응이 쏟아진다.
작년 한국 매출의 1/3 규모
부진한 현지 실적 개선 취지
지난 4일 신징바오 등 중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벤츠는 이날 현지 시장에서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벤츠는 중국 협력 업체들과 공동으로 중국에 140억 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 돈으로 총 2조 6,400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작년 한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7조 9,375억 원)의 1/3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승용차 사업과 경상용차 사업에 각각 100억 위안, 40억 위안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이 부진해지자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작년 한 해 중국에서 73만 7,200여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그해 유럽(65만 9,400여 대), 미국(29만 8천여 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41만 6천여 대로 작년 동기 대비 9%의 낙폭을 기록했다.
GLE 롱 휠베이스 나온다
중국에서만 개발 및 판매
벤츠가 지난 5년간 중국에 투자한 금액은 105억 위안(약 1조 9,800억 원)이 넘는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CEO는 올해 들어 중국을 네 차례나 방문하기도 했다.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 경쟁 무대인 만큼 벤츠에게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대규모 투자가 시작됨에 따라 중국 전략형 모델의 개발과 생산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벤츠 SUV 라인업에서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는 GLE의 경우 차체 길이를 늘린 중국 전용 롱 휠베이스 모델이 개발 중에 있다. 개발 과정과 생산 모두 중국 현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소형 세단 CLA의 후속 전기차 역시 중국 전용 롱 휠베이스 사양이 출시되며,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 MPV도 순차적으로 생산 예정이다.
청라 화재 피해 100억대 추산
벤츠 측 행보에 네티즌 분노
한편, 국내에서는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청라 아파트 화재 사고의 피해 규모가 100억 원대로 추산되지만 벤츠 측은 기부금 명목으로 45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지난 8월 9일 밝혔다. 이후 이달 9일에는 전기차주들의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취지로 30만 원 상당의 충전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피해 아파트 주민들을 비롯한 네티즌은 “기부가 아니라 보상을 해야지”. “생색내고 있네”. “끝까지 책임 인정 안 한다”, “써야 할 곳이 따로 있는데 사태 파악이 안 되나?”. “껍데기만 독일차지 속은 중국으로 물들었다”. “어차피 이래도 살 사람은 잘만 사주거든” 등의 반응을 남기며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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