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생산 속도 조절
트럼프 재집권 후폭풍 현실화
IRA 폐지 검토로 추가 변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자동차 관련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아 측이 미국 현지에서의 EV9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아는 EV9의 생산 속도 조절 이유에 대해 올해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 요건이 엄격해짐에 따라 내년 현지 배터리 공장 완공 시점에 발맞춰 본격화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IRA 폐지 검토 등으로 추가 변수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천문학적 규모 투자해 온 기아
IRA 폐기에 따른 성과 축소 예상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차 구매 세제 혜택 등 조항을 담아 도입한 IRA의 폐기를 시사하고 있다. 국가 경제 부흥의 관점에서 친환경차 보급을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이다.
기아는 IRA 조항에 발맞춰 현대차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현지 생산을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 투자를 해왔다. 전기차를 현지에서 최종으로 조립하고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을 채굴해야만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IRA를 폐기해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기아의 현지 시설 투자 성과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EV9 조지아서 생산 가능하지만
배터리 문제로 서두를 필요 없어
기아의 판매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기아 조지아주 공장에서 출고된 EV9은 총 21대, 이중 미국 현지에서 판매된 차량은 1대이다. 지난 8월에 10대를 시작으로 EV9이 처음 출고됐고, 9월에는 11대가 판매되었다. 미국 내 EV9 월평균 판매량이 약 1,800대임을 고려한다면 조지아 공장은 아직 본격적인 EV9 생산에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EV9은 모두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생산 조절은 미국 정부가 IRA 세액공제 혜택 요건을 대폭 강화한 데에 따른 것이다. 결국 기아가 EV9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해도 작년과 달라진 배터리 요건에 부딪히면서 당초 기대했던 IRA 보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현재 조지아 공장에서 EV9 생산이 가능하지만, 배터리 문제로 인해 최대 7,500달러인 보조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한다”라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합작 배터리 공장이 탈출구?
가격 경쟁력 강화할 수 있을 것
이에 기아가 조지아 공장에서 양산된 EV9의 수익성을 확보할 관건으로 현재 합작 설립 중인 배터리 공장 가동이 지목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조지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기아가 해당 공장에서 배터리를 납품받아 EV9을 양산하면 구매 세제 혜택이 배제되더라도 EV9의 가격 경쟁력을 이전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V9은 기아의 대형 전기 SUV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실내 공간 활용성이 강조된 차량이다. EV9은 전 트림에 99.8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며 350kW급 충전기를 이용해 15분 충전으로 210km 주행이 가능하다.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501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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