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
신유열 미래 성장실장→부사장
계열사 대표이사 31% 교체
지난 28일 롯데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그룹 3세인 신유열 미래 성장실장을 승진 명단에 포함했다. 이에 신유열 미래 성장실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롯데는 롯데지주를 포함한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원 인사 결과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으며, 58개 계열사 가운데 1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룹 차원의 체질 개선과 쇄신 조치를 위해 임원 22%가 퇴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임원 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13% 축소됐으며, 코로나 시기인 지난 2021년 임원 인사보다 더욱 큰 폭의 축소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경영 일선에 등장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롯데지주 미래 성장실장 신유열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그룹의 경영에 앞장선다. 당초 신유열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 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인물이다. 부사장 승진 이후 신유열은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이오 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 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롯데가의 장남이자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 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했다. 이어 그는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롯데지주 미래 성장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 등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이번 인사는 경영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성과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묻는 데 집중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전체 58개 계열사 가운데 31%(18명)의 대표이사가 교체됐으며, 실장까지 포함할 때 교체된 전체 CEO는 21명에 달한다. 이는 앞서 지난 8월 롯데그룹이 비상 경영에 돌입한 행보와 일맥상통한다.
사업 부문별로는 화학군이 총 13명의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롯데그룹 측은 화학군HQ CTO(기술 전략본부장) 황민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정승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는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해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특히 해당 사업 부문은 큰 폭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며, 약 30%에 달하는 임원들이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호텔롯데의 경우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 혁신실 기업문화 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로,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은 70년대생 CEO를 전면 배치해 세대교체를 추진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젊은 인재들의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국내외 안팎으로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안과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롯데그룹은 신유열 부사장을 앞세워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신유열 전무는 3년 연속 승진을 거듭하며 롯데그룹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어 그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롯데지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보유 주식을 늘리는 행보를 보인다. 앞서 부친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1995년)에서 1년 3개월 만인 1997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전례가 있어 그가 향후 또 한 번의 승진을 거듭해 사장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의 경영 일선에 등장한 이후 주요 사업 현장을 찾으며 그룹 내 후계자 입지를 지속적으로 다진 신유열 전무는 그룹의 본업인 유통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그가 쇼핑몰 사업을 두고 유통 차원에서 점찍은 ‘미래 먹거리’임을 언급하며 직접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 부사장이 경영권 세습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신유열 부사장이 그간 이끌어온 신사업의 성과가 뒷걸음질 치는 성적표를 보였기 때문이다. 신유열 부사장이 부진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가 향후 그룹의 위기론을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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